A형 독감 의심환자 1주새 2.4배…중국·인도선 백신 없는 HMPV도
코로나19 악몽 떠올라…방역당국 "아직 걱정할 단계 아냐"
"이러다 또 다시 코로나19 때처럼 감염병 시대가 오는 것 아닌가 겁나요."
8일 경북 경산시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만난 A(38) 씨는 9살 된 아들과 함께 A형 독감에 걸려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갑자기 늘어난 환자에 이 이비인후과는 진료 시작시간 이전부터 20명이 넘는 환자가 대기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환자는 줄어들지 않았고 11시가 되기도 전에 이미 오후 시간까지 대기 예약이 꽉 차버렸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이 의원만 겪는 일은 아니다. A형 독감의 유행과 각종 호흡기바이러스질환의 유행이 지속되면서 '이러다가 또 다른 팬데믹을 겪는 것 아닌가'하는 걱정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등으로 충분히 예방과 대처가 가능한 상태라며 이러한 걱정을 안심시키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천명 중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작년 마지막 주(12월 22∼28일) 73.9명으로, 직전 주 31.3명보다 약 2.4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표본감시 중인 코로나19 신규 입원환자는 111명으로, 직전 주 66명 대비 약 1.7배였다.
여기에 더해 해외 바이러스 감염병 소식도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특히 요즘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라 알려진 감염병이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이 또한 코로나19처럼 팬데믹을 불러일으키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질병청의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 표본감시에서 최근 4주 사이 HMPV 감염증 입원환자는 83명에서 180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입원환자 중 절반 가까이(48.5%)가 0∼6세다. 특히 HMPV는 현재 백신도 개발돼 있지 않은 상태라 이러한 불안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김모(50) 씨는 "코로나19도 이 시기 때 알게모르게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크게 번지지 않았느냐"며 "겨우 팬데믹에서 벗어나나 했더니 또 다시 팬데믹이 와서 삶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이러한 사람들의 우려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은 "HMPV는 전 세계적으로 흔한 바이러스로, 국내에선 2014년부터 제4급 급성호흡기감염증 표본감시 대상으로 지속해서 감시해온 바이러스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유행기를 제외하면 매년 어린이와 노약자를 대상으로 일정 수준 유행하며, 5세 이하 호흡기 감염 중 2∼3%를 차지한다"며 "국내에서는 아직 평년보다 큰 유행 등 특이 동향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아직은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는 부족한 상태"라며 "도시에 모여살고 실내·밀집 생활의 빈도가 높아지다보니 호흡기 질환 유행은 피할 수 없기에 어린이, 노인, 면역저하자 등 감염 위험이 높은 대상들을 위주로 개인 위생을 철저하게 유지한다면 큰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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