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분기 17.3%, 2분기 43.3%, 3분기 37.9%, 4분기 24.4%(증권사 추정)는 포스코홀딩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하락률이다.
수치가 말해주듯 포스코는 지난해 결국 포항제철소 내 공장 두 곳을 폐쇄했다. 만들어봐야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지만, 철강제품이 '날개 돋힌 듯' 팔렸다면 문을 닫지 않았을 터다.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은 50년이 넘게 9천500만t이 넘는 철강을 생산했지만, 설비 노후화로 지난해 7월 가동을 중단했다. 그해 11월에는 1선재공장도 같은 수순을 밟았다.
포항경제를 이끄는 맏형의 위축은 포항철강공단 내 300여 기업의 목줄도 죄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권 철강 수출액은 2018년 103억1천700만 달러에서 2021년 85억5천700만 달러, 2023년 64억6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철강공단 내 고용인원 역시 지난해 9월 1만3천528명으로 10년 전인 2014년 9월 1만6천178명보다 2천650명(16.4%) 감소했다. 생산실적은 지난해 1~9월 11조2천918억원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1조2천495억원(10%) 줄었다.
포스코는 올해 경제상황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늘 성장만 지향했던 포스코는 올해만큼은 '버티기'라며 몸을 웅크리고 있다. 포스코가 곳간을 열지 않으면 포항의 많은 철강관련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같은 강도 높은 쇄신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어 지역 경제계의 걱정이 크다.
여기에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수출 의존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철강 산업전반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포스코가 어떤 회사인가. 황량한 포항의 영일만 모래 더미 속에서 죽을 각오로 만든 회사 아닌가.
포항시민들의 배려 속에 없는 기술을 실현하고 돈을 빌려 만든 회사가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1위 철강사(15년 연속)로 손꼽히는 것만 봐도 희망은 충분하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회사의 저력을 믿고 지난해 연말 학연과 지연이 아닌 전문가 중심의 조직으로 거듭나는 '확 바꾸는 인사'를 단행했다. 포스코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도 모두 놀랄만한 인사였다.
장 회장의 신뢰 속에 새롭게 각 분야 수장이 된 이들은 공통적으로 현재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고 한다.
이를테면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는 중국발 저가 철강 공세와 엔저에 따른 일본제품 가격하락 등 외부환경에서 포스코의 위기를 찾지 않겠다고 했다.
'그들이 넘볼 수 없는 기술력과 경쟁력'이 부족했기에 이 같은 위기가 생겼다고 보고, 치열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이를 상쇄하겠다는 게 포스코 수장들의 생각이다.
올해 그룹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 등 내실은 다지겠지만, 본업인 철강 만큼은 설비투자와 수소환원제철 건립에 속도를 높이겠다고해 포항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다.
장 회장이 신년사에도 밝혔듯 설비강건화 투자는 올해 포항경제를 든든하게 받칠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다. 언제 포스코가 다시 '최대 영업이익 달성'이라는 문구를 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노력에 따라 이 어둠이 희망으로 찬란하게 빛날 수 있다는 사실 만큼은 자명하다.
푸른 뱀의 해인 2025년(을사년)은 풍요의 의미를 담고 있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올해 위기를 잘 이겨내는데 있어 어느 때보다 포항시민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포스코와 포항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낼 풍요로운 결과가 내년 이맘때 지역을 웃게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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