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감소 면했지만… 연말 기준 5년 만에 최저 기록

입력 2025-01-06 18:30:00

지난해 12월 말 외환보유액 4천156억달러
"분기 말 효과로 금융기관 외화 예수금 증가"
"시장 안정화 조치는 외환보유액 감소 요인"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1달 새 2억1천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외화 예수금 확대 효과로 감소를 면했지만, 고환율 상황이 길어지면 외환보유액이 감소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외환보유액은 4천156억달러(약 611조7천632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말보다 2억1천만달러 늘어난 수준이다.

외환보유액 구성 자산 중 유가증권, 금 등 대부분이 감소하거나 1달 전 수준을 유지했지만 예치금은 252억2천만달러로 60억9천만달러 증가했다. 통상 금융기관은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 관리를 위해 연말 한은에 외화를 예치하고, 연초가 되면 다시 인출하는 경향을 보인다.

환율 상승과 보유 외화를 동원한 시장 안정화 조치는 외환보유액 감소 요인이다. 실제 지난해 외환보유액은 매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보면 2019년(4천88억2천만달러) 이후 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고환율 상황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기관 예치금 확대 효과가 사라지면 외환보유액이 감소로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평균 1,434.42원으로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461.98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당국은 국민연금 보유 해외자산 일부를 선물환 거래로 매도하는 '환 헤지' 등으로 환율 안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외환스와프' 계약 기한도 올해 말로 1년 연장하고, 한도를 650억달러로 증액하기로 했다. 스와프 거래 기간에는 외환보유액이 거래금액 만큼 줄지만 만기에 전액 환원되는 만큼 일시적 현상이라는 게 한은 설명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특정 환율 수준을 타깃(목표)으로 하지 않고 변동성이 커질 때는 단호하게 완화할 마음이 있다"면서 "외환보유액이 4천1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