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에 165% 뛴 코코아 가격…디저트 업계 비상

입력 2025-01-02 17:30:00 수정 2025-01-02 21:36:20

지난해 국제 선물 가격 급등, 원두도 72% 올라 국내 커피 값 줄인상

기후변화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가격이 오르자 국내 제과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오리온과 해태제과는 1일부터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제품 가격을 각각 평균 10.6%, 8.6% 인상하기로 했다.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초콜릿 제품. 연합뉴스
기후변화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가격이 오르자 국내 제과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오리온과 해태제과는 1일부터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제품 가격을 각각 평균 10.6%, 8.6% 인상하기로 했다.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초콜릿 제품. 연합뉴스

환율 상승세와 이상 기후 등의 여파로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먹거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정학적·지경학적 리스크 등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원가 상승 압박에 치솟는 물가

지난달 UN 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2014∼2016년 평균 가격=100)을 살펴보면 127.5로 집계됐다. 주요 품목 중 유지류는 직전 달과 비교해 7.5% 오른 164.1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 국제상업거래소(ICE) 선물거래소에서 코코아 선물 가격이 1톤(t)당 1만1천2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해 동안 165.24% 올라 같은 기간 110%의 급등세를 보인 비트코인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말 ICE에서 국제원두가격 기준인 '커피 C'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71.81% 상승한 파운드당 322.4달러를 기록했다. 카카오 주산지 서아프리카의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지난해 기록적인 폭우와 가뭄, 병해 등으로 작황 부진을 면치 못해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올랐다.

커피 업계는 원두 값이 크게 오르자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캡슐커피 업계 1위 브랜드 네스프레소는 1일부터 자사 제품을 최대 11.6%까지 인상했다. 총 38개 종이 인상 대상이다. 또 믹스커피업계 1위인 동서식품도 최근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8.9%씩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커피 가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인해 일부 커피 가격을 소폭 인상하게 됐다"고 했다.

◆한동안 물가 상승 압박 지속

물가 부담은 앞으로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1.8%로 예측했으나,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인한 체감 물가가 상당하고 이상 기후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18(2020년=100)로 지난해 대비 2.3% 상승했다.

작년 12월 30일을 기점으로 푸라닭 치킨 브랜드는 바질페스타와 제너럴 핫 치킨, 파불로 치킨을 제외한 치킨 메뉴 10종 가격을 최대 1천원 올렸다.

과자 제조사들도 최근 초콜릿과 팜유 등 가격 인상을 이유로 제품가 인상을 단행했다.

편의점 운영사들에 따르면 전날부터 ▷초코송이(50g)는 1천원에서 1천200원 ▷참붕어빵(6입)은 4천200원에서 4천500원 ▷톡핑 아몬드초콜릿(43g)은 1천500원에서 1천60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달러 환율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물가 상승의 큰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정학적 리스크에다 지경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경기 침체가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