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희생자…"첫 해외여행에다 두 딸 결혼 앞두고"

입력 2025-01-01 18:57:56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빈소가 마련된 31일 낮 광주 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강기정 시장이 조문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안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중 한 명은 결혼을 앞둔 두 딸의 아버지였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일 오후 광주 한 장례식장에서 시민 A(62) 씨의 빈소를 찾아 영정 앞에서 묵념하고 유족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강 시장에 따르면 A씨는 음악 동호회 회원 8명과 함께 크리스마스에 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태국 방콕에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두 딸을 올해 8월과 12월 시집보낼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식을 올리지 않았지만, 두 명의 예비 사위들도 빈소 안내판에 사위로 이름을 올리고 함께 조문객을 맞고 있었다.

조문을 마친 강 시장은 "고인의 두 따님이 곧 결혼을 앞두고 있고, 아빠 손을 잡고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게 돼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고인과 함께 여행을 떠난 일행 중 4명은 고교동창생들로 매우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이어 "유족들은 큰 슬픔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갈 마음을 갖고 계시다. 힘내시고 아무튼 함께 잘 이겨나가 보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강 시장은 전날부터 시민 희생자들의 빈소를 차례로 조문하고 있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광주시민은 총 81명이지만, 타지에 주소를 두고 실제 광주시에서 생활한 4명을 포함해 총 85명이 희생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강 시장은 "오늘 오후부터 많은 분이 본격적으로 장례 절차를 진행할 거로 보인다. 빈소가 마련되는 대로 모두 다녀가서 같이 슬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강 시장은 이번 참사 희생자 중 A씨의 경우처럼 단체나 일가족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해 영락공원 추모관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고 함께 안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강 시장은 "수습 절차에 따라 일행이나 가족이어도 함께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대비해 안치실 100개를 따로 마련해 함께 모실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화장시설 부족으로 인해 장례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 몇 가지 대책을 마련해 뒀으나 실제 상황에서는 달라지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