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좌파 그대로 두면 나라 거덜"
검찰 "국무회의와 계엄선포 요건·절차 모두 헌법·계엄법 위배"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의 만류에도 "종북 좌파들을 이 상태로 놔두면 나라가 거덜 나고 경제든 외교든 아무것도 안 된다"며 "지금 계획을 바꾸면 모든 게 다 틀어진다"고 말한 뒤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내란 주요임무 종사 등 혐의 공소장에 이같은 내용을 담았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과 3일 오후 10시 비상계엄 선포 직전에 국무회의 심의를 하기로 하고, 당일 점심부터 오후 9시33분쯤까지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에게 소집 이유를 알려주지 않은 채 '대통령실로 빨리 들어오라'고 지시했다.
소집 지시를 받고 대통령실로 온 국무위원 숫자가 아직 정족수(11명)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비상계엄 계획을 안 한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경제가 자주 어려워진다"며 "대외신인도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외교적 영향뿐 아니라 70년 동안 대한민국이 쌓은 성취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만류했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비상계엄 선포는 경제와 국가 신인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안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종북 좌파들을 이 상태로 놔두면 나라가 거덜 나고 경제든 외교든 아무것도 안 된다. 국무위원의 상황 인식과 대통령의 상황 인식은 다르다. 돌이킬 수 없다"면서 오히려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조치 사항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용현 전 장관은 집무실을 나온 조태열 장관이 '군대가 다 대기하고 있는 것이냐'고 묻자 "이미 군대가 대기하고 있다. 언론에도 밤 10시에 특별담화가 있다고 얘기해놔서 이제 더이상 계획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윤 대통령의 소집 지시에 따라 계엄 선포 직전까지 총 11명의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실 대접견실로 모였다. 이 자리에는 한 총리와 조 장관, 최 부총리를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 10시 17분부터 5분간 "지금 이 계획을 바꾸면 모든 게 다 틀어진다. 이미 언론에 다 얘기했고, 문의도 빗발치는 상황이다"며 "지금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결단이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국무희의 심의를 했고 발표를 해야 하니 나는 간다"고 말하며 김 전 장관과 함께 대접견실을 나온 뒤 10시 23분쯤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검찰은 당시 비상계엄 국무회의를 법령에 위배된 절차를 거쳤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중점 심의해야 하는 사안을 의안으로 제출한 뒤 심의에 필요한 검토의견 등을 제출받는 등 충분한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안건을 국무회의에 의안으로 제출하지 않았고, 구성원 11명이 모이기 전에 한 총리 등 소수 국무위원과 비공식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게 전부였다는 것이다.
또 국무위원 11명이 모인 뒤에도 일방적 통보만 있었고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국무회의록을 작성해야 하는 행정안전부 의정관이 회의록을 작성하지도 못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법령상 절차를 위반해 한 총리를 거치지 않은 채 윤 대통령에게 직접 계엄 선포를 건의했고,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한 점도 위법이라고 봤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지난달 27일 김 전 장관을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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