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저가공세에 국내 철강기업들 경쟁력 확보에 난항
생산량 조절하며 버티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
포스코 등 경북 경제를 받치고 있는 철강기업들이 중국발 저가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급이 넘쳐나다 보니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포항공장 등도 쇳물 생산 가동률을 30% 이상 줄이고 있다.
26일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에 따르면 포항제철소 쇳물 전체 생산 능력은 1천610만t 이지만 가동이 멈춘 200만t규모의 3파이넥스 공장을 제외하고도 1천200만t가량만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는 앞서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 폐쇄를 진행한 바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전체 310만t 가운데 문 닫은 70만t 규모의 2포항공장을 제외해도 200만t 유지가 수급상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3천3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9천557억원 보다 무려 32%나 줄었는데, 이는 부동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이 철강 내수 부진으로 저가 철강재를 밀어내기 수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공급과잉에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철강업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2천53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천73억원에 비해 80% 급감했다.
한국철강협회가 조사한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을 살펴보면 2021년 47만t에서 지난해 131만t으로 2년 사이 3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0월 기준 104만t에 이른다.
중국산 선재 수입량도 지난해 91만t으로 2020년 55만t 대비 65%나 증가했고, 올해도 10월까지 62만t으로 집계되는 등 국내 철강시장을 잠식하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이 같은 중국산 철강재 공세에 포항권 철강수출액도 2018년 103억1천700만달러에서 2021년 85억5천700만달러, 2023년 64억600만달러로 급전직하했다.
대기업의 어려움은 포항철강산업단지 내 관련 300여개 기업에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평소 철근으로 가득 차야 할 창고는 '개점휴업' 하다시피 최근 두 달 넘게 텅 빈 상태로 방치돼 있는가 하면, 아예 납품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철근을 납품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철강제품 범람에 내수마저 줄면서 올해 매출이 지난해 반토막 났다"며 "내년에는 더 어렵다고 하는데,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한숨부터 나온다"고 했다.
쇳물 이송 설비를 제작하는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발주 물량이 아예 없을 정도로 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직원들에게 휴직을 권고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철강공단 한 관계자는 "중국의 값싼 철강제품 공세에 가격하락과 공급과잉, 국내의 정치 불안까지 철강업계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철강업체 특성을 고려해서라도 정부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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