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총기 잡은 안귀령, 외신에 "다음은 없다는 절박함 있었다" 심경 밝혀

입력 2024-12-05 21:02:07 수정 2024-12-05 23:04:50

안귀령, 계엄군에 "부끄럽지도 않냐" 호통
SCMP "안 대변인은 '철의 여인'"
안귀령 "막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는 절박함 있었다"

계엄군의 총기를 잡는 등 대치를 한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JTBC.
계엄군의 총기를 잡는 등 대치를 한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JTBC.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선포한 비상 계엄령으로 국회에 진입하려던 계엄군과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대치를 한 모습이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장면은 각종 SNS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고, 안 대변인은 외신에 "절박함이 있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4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국회에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맞선 안 대변인의 모습을 보도하며 그와 진행한 인터뷰를 보도했다.

안 대변인은 BBC에 "뭔가 머리로 계산하거나 따질 생각이 들지 않았다"며 "막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인들과 대치 중인 시민들을 보고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붙잡는 팔을 뿌리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당시의 긴박함을 전했다.

이에 BBC는 "안 대변인의 행동이 단순히 국회의원이 아닌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느낀 절박함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안 대변인은 또 BBC에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이 슬프고 답답하다"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 CNN도 "한국 국회 앞에서 계엄군과 맞선 정치인의 영상이 바이럴되고 있다"며 안 대변인의 행동을 조명했다. CNN은 그러면서 "그의 행동은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상징적 모습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안 대변인을 '철의 여인'이라 칭하며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은 계엄령 사태 속에서 국민의 희망과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SCMP는 안 대변인이 계엄군과 맞선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에서 8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귀령 대변인은 "총칼을 든 군인을 막아서며 역사의 퇴행을 목도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일 밤 국회 본회의장 안팎에선 계엄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국회 직원, 당직자 등이 사무실 집기류로 출입문을 막았다. 일부 무장 병력은 창문을 깨고 국회 본관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고, 이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 직원들이 소화기를 뿌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무장 계엄군의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아 대변인은 한 계엄군의 총구를 손으로 잡는 등 대치를 하며 "부끄럽지도 않냐"고 호통치는 모습이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