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도지사, 지난달 독일 찾아 '파독 광부·간호원 헌신과 노고 잊지 않을 것'
경북도, 박정희 대통령 방독 60주년 기념해 독일 연설 장소에 '박정희 공원' 조성 추진
구순의 덕수(가명)는 연방 눈물을 훔쳤다.
경상북도지사가 세계한인경제인대회(OKTA)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 없이 오스트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고 제대로 대우한다는 도지사를 빨리 만나고 싶었다. 비행 어지럼증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1935년)에 태어나 1970년 독일로 건너온 게 엊그제 같은데…. 속절없이 흐른 반백년 세월도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기억은 흐리지 못했다.
도지사 손을 부여잡고 한참이나 울었다.
"조국을 위했던 박정희 대통령과 세계가 부러워하는 작금의 대한민국 얘기를 들으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도백(道伯)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 도지사는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한인 경제인들을 상대로 '대한민국의 미래'에 관한 특강을 했다.
"살아서 지상에서 다시 만나자(글뤽 아우프)." 독일 뒤스부르크 함보른 탄광 인근. 쌀쌀한 날씨에도 100여 명의 전 파독 광원(鑛員)과 간호사들이 파독광부기념회관에 옹송그리며 모였다.
머리엔 하얀 서리가, 곱던 피부도 굵은 주름 이랑을 이뤘지만, 여전히 그날이 생생한 '과거의 청년'들. "독일 탄광은 하루하루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전쟁터였어요."
지하 800m 수직 갱도를 내려가기 전 주문처럼 되뇌었던 '글뤽 아우프'는 언제나 그러했듯 이 도지사와 함께한 기념행사(경북도 주최 파독 근로 60+1주년)에서도 공식 건배사가 됐다.
이 도지사는 "세계 1위 철강 기업 포항제철과 세계 6위 무역 국가의 초석이 된 경부고속도로에는 '잘사는 나라, 대한민국'을 바라는 여러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녹아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파독 근로자들의 피와 땀,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4년 12월 이곳을 찾아 "광원 여러분, 간호원 여러분, 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을 위해 남들과 같은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닦아 놓읍시다. (생략)…우리 후손만큼은 결코 이렇게 타국에 팔려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라고 눈물의 연설을 한 바 있다.
잊지 않고 찾아 줘서 고맙다고 했다.
숱한 사실이 왜곡돼 저평가되는 박정희 대통령같이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도 제대로 된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 "조국을 한 번도 미워하고 원망한 적이 없습니다."
'잘사는 나라' '무역 강국' 대한민국의 소식이 전해올 때마다 애환(哀歡)의 세월은 눈 녹듯 사라졌다.
대통령을 마주해 눈물을 쏟았던 것처럼 이날도 도지사와 마냥 흐느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때의 슬픈 눈물이 아닌 '환희'의 울음이었다.
세계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에서 팔려 온 아들·딸들이 이제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조국, 대한민국'을 일군 아버지·어머니로 각인(刻印)됐기 때문이다.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란 애국가 끝은 목이 메 다 부르지 못했다.
그들이 말했다.
"기억해 줘 감사합니다. 눈을 감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대한민국을 가슴에 안고 살겠습니다."
경상북도가 답했다.
"여러분의 노고와 헌신을 앞으로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글뤽 아우프."
한편, 경북도는 박정희 대통령 재평가에 앞장서고 있다. 경북도는 박 전 대통령 방독 60주년을 기념해 연설한 독일의 해당 장소에 '박정희 정원' 건립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박정희 바로 세우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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