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제대로 정리해야 집값 안정 가능

입력 2024-10-28 05:00:00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는 대형 부동산 개발에서 현금 흐름만 내다보고 막대한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기업 자체의 신용등급과는 관계없다. 부동산 호황기(好況期)엔 돈 놓고 돈 먹기나 다름없지만 수익을 보장하는 연쇄 고리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끝장이다. 금리 상승에다 집값 하락, 건설비 폭등 속에 PF 위기론이 대두됐다. 금융당국이 부실 PF 사업장에 대해 경·공매를 통한 구조조정에 나섰는데, 문제는 비수도권과 2금융권이다. 비수도권 PF 대출 잔액이 48조원에 달하고, 지역별 연체율도 치솟는다. 대출 잔액 규모로는 부산(9조8천억원), 대구(8조9천억원)가 1, 2위다. 특히 '숨겨진 부실(不實)'인 2금융권의 비수도권 토지담보대출(토담대)은 잔액 10조원, 연체율 15%에 달한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2021~2023년 300여 개 PF 사업장의 시행사 평균 자기자본비율은 3.15%에 그쳤다. 미국(33%), 일본(30%), 호주(40%) 등 선진국들의 자기자본비율은 30∼40% 수준이다. 시행사의 저자본(低資本)-고차입(高借入) 구조 개선이 시급한 이유다. 부실 사업장 정리 역시 속도를 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부실 사업장 경·공매 실적이 저조한 저축은행에 대한 압박에 나선다. CEO 면담 이후 현장 점검도 한다. 저축은행 경·공매 실적은 8%대로 새마을금고(26%), 증권업계(13.5%)에 크게 못 미친다.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 때까지 버틸 태세로, 경·공매 입찰가를 높여 유찰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말처럼 저축은행 업계가 기대하는 2~3배 부동산 가격 폭등은 어떤 정부도 용인해선 안 된다. 고통스럽더라도 고름을 짜내야 건강을 되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