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한 삼성 라이온즈, 한국시리즈서 반격 성공

입력 2024-10-25 21:42:44 수정 2024-10-25 23:25:26

삼성, 안방서 KIA 꺾고 시리즈 전적 1승 2패
이성규, 김영웅, 김헌곤, 박병호 솔로포 작렬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가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에 선발 등판, 7회초 상대를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끝내며 포효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가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에 선발 등판, 7회초 상대를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끝내며 포효하고 있다. 삼성 제공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하지만 벼랑 끝으로 몰리는 상황은 면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2패 뒤 첫 승을 챙겼다.

삼성은 25일 안방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에 출격해 KIA 타이거즈를 4대2로 격파했다. 선발 데니 레예스가 7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해 승리의 발판을 놨다. 이성규, 김영웅, 김헌곤, 박병호는 솔로포로 상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가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가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이 정상에 오른 경우는 90%에 이른다. 20회 중 2회만 뒤집기 우승에 성공했다. 더구나 1, 2, 3차전을 모두 이긴 팀은 모두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삼성이 25일 이겨야 그나마 10% 확률 기록에 기대볼 여지가 있었다.

삼성이 이날 내민 선발 카드는 레예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 등판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13일 1차전에선 6⅔이닝 3실점(1자책), 19일 4차전에선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코너 시볼드가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레예스가 원태인과 함께 선발진을 지탱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이성규가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 3회말 선제 솔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이성규가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 3회말 선제 솔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삼성 제공

다만 레예스가 정규 시즌 때 KIA를 상대로 그리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는 건 불안 요소. 3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8.31로 고전했다. 그러나 삼성을 상대로 좋지 않았던 건 KIA 선발 에릭 라우어도 마찬가지. 라우어는 삼성전 1경기에 나서 3⅓이닝 4실점으로 불안했다.

이 때문에 이날 경기가 타격전 흐름을 보일 거란 예상도 적지 않았다. 삼성도 그런 상황에 대비해 타순을 짰다. 컨디션이 가장 좋은 류지혁을 2번으로 끌어올리고, 강민호와 르윈 디아즈를 3, 4번 자리에 배치했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라우어는 구위가 좋지만 구종은 다소 단조롭다는 게 우리의 분석이다. 타격이 좀 더 터져줘야 한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이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 5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영웅이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 5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삼성 제공

이날 레예스는 기대에 부응했다. 플레이오프 때 못지않게 역투, KIA의 강타선을 막았다. 2회초 1사 1, 2루 위기에서 서건창을 병살타로 처리했고 4회초엔 2, 3, 4번 중심 타선을 맞아 3자 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하지만 삼성도 KIA의 라우어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경기 양상이 투수전으로 흘렀다.

3회말 삼성은 0대0 승부에 균열을 냈다. 이성규가 시속 151㎞짜리 빠른 공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다만 다른 타자들의 공략법은 아쉬웠다. 라우어는 빠른 공과 달리 변화구는 제구가 잘 되지 않았는데 박병호가 변화구를 건드려 병살타가 되는 등 라우어를 빨리 무너뜨리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헌곤이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 7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헌곤이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 7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삼성 제공

5회초 삼성은 좌익수 김헌곤의 호수비로 위기를 벗어났다. 2사 1, 2루 상황에서 KIA 최원준이 친 타구는 좌익수 쪽으로 낮고 날카롭게 뻗어갔다. 하지만 김헌곤이 몸을 날리며 이 타구를 잡았다. 이 공이 뒤로 빠졌다면 주자 둘이 모두 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위기를 넘긴 삼성은 5회말 김영웅의 솔로 홈런으로 2대0까지 달아났다.

6회초 1점을 허용한 삼성은 추가점이 필요했다. KIA 타선과 불펜이 강해 점수 차를 빨리 더 벌려야 했다. 7회말 KIA가 불펜 필승조 전상현을 마운드에 올렸는데 삼성이 일을 냈다. 김헌곤이 초구를 때려 왼쪽 담장을 넘긴 데 이어 박병호가 다시 초구를 쳐 오른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공 2개에 연속 타자 홈런을 허용한 전상현은 마운드를 내려갔다.

삼성 라이온즈의 박병호가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 7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구자욱이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박병호가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 7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구자욱이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KIA가 8회초 1점을 따라붙자 8회말 삼성도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몸에 맞는 공과 볼넷 2개 등으로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으나 앞선 타석 때 홈런을 친 박병호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불펜이 불안한 점을 고려하면 추가점이 아쉬웠다.

우려대로 9회초 마무리가 쉽지 않았다. 김재윤이 등판했으나 KIA 타선을 쉽게 막지 못했다.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박찬호를 내야 땅볼로 처리해 가까스로 승리를 지켰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헌곤이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 7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동료들이 미리 약속된 동작으로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헌곤이 2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 7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동료들이 미리 약속된 동작으로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