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신공항 시대 대비 광역교통망 혁신
우리 사회는 오랜 시간 수도 서울을 기점으로 도로·철도망이 구축됐다. 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은 도시와 산업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다.
국토 균형발전의 기수가 될 통합 대구경북에도 거미줄 같은 촘촘한 교통망이 형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간 이동을 통해 소비 진작 같은 경제 활성화 효과 뿐 아니라 물류 운송 측면에서 역할이 적잖아서다.
경상북도는 대구경북 대순환 철도, 신공항 순환철도 구축과 지역 내 간선 도로망 완성 등을 통해 대구경북 일일 생활권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구경북 대순환 철도
대구(동대구역)를 기점으로 구미~김천~문경~영주~울진~포항~영천을 거쳐 다시 대구로 돌아오는 총 연장 485.5㎞의 대구경북 대순환 철도는 지역 내 이동과 교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미 대부분 노선이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 같은 중앙 정부의 상위 계획에 반영돼 있거나, 건설 중인 상황이어서 현실성도 매우 높다.
이철우 도지사는 지난 22일 대순환 철도 구상을 밝히면서 "기존 선로를 활용하면서 일부 노후 선로는 개량하기만 하면 된다. 기관차만 두면 당장이라도 운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대순환 철도는 기존의 경부선 동대구~김천(72.5㎞) 구간에 더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기본계획 수립 단계인 중부내륙철도 김천~문경(70.7㎞), 경북선 점촌~영주(55.2㎞), 영동선 영주~울진(92.1㎞) 구간, 올 연말 개통하는 동해선(울진~포항, 104.0㎞) 구간, 중앙선(영천~동대구, 31.4㎞)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들 노선 가운데 가장 시급한 부분은 영주~울진 구간이다. 기존에 운행 중인 선로가 있거나 예타조사를 통과한 다른 구간과 달리 영주~울진 구간은 신설 사업이어서다.
도는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충남 서산~울진) 건설이 가시화되면 이 구간 건설도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건설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데다 국토 남북으로만 이뤄져 있는 철도망을 동서축으로 확장할 뿐 아니라 충청·경북 북부권 간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제2의 달빛철도' 사업으로 꼽힌다.
도는 대구경북 대순환 철도를 바탕으로 영남권 대순환 철도 구상도 세워뒀다. 대순환선에 더해 현재 실시설계 중인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177.9㎞)와 부산·울산·경남에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건의했거나 현재 운행 중인 울산권 광역철도,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등 6개 노선을 잇겠다는 것이다. 영남권 대순환 철도가 들어서면 대구경북을 넘어선 거대 통합 생활경제권 형성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신공항 순환 철도
신공항 순환 철도는 서대구역~신공항~의성을 잇는 대구경북선(70.1㎞)과 올 연말 복선화가 완료되는 중앙선 의성~군위~영천(52.4㎞) 구간을 잇는 사업이다. 영천 이후 구간은 기존의 대구선과 경부선(40.0㎞) 철도를 활용한다. 총 연장 162.5㎞ 구간의 신공항 순환 철도는 신공항 건설 이후 대구시민들의 공항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는 총 사업비로 3조191억원 정도를 추산하고 있지만 대부분 기존 노선 활용이 가능한 데다 대부분 사업비는 사실상 신규 노선인 대구경북선 구간 건설에만 투입된다. 대구경북선 구간 건설은 현재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도는 장기적으로 신공항 순환철도에 의성~안동역(25.1㎞) 구간과 대구권 광역철도 경산~청도 연장 구간(24.0㎞)의 연결도 계획하고 있다.
대구경북 대순환 철도와 신공항 순환철도 등 2개 노선의 순환 노선망 외에도 내륙 간을 연결하는 간선망 구축 계획도 나왔다. 간선망 구축을 위해 필요한 3개 노선은 ▷충북 청주(오송)~문경~안동(123.0㎞) 구간 ▷김천~신공항~의성(50.0㎞) ▷동대구~경남 창원 철도(84.5㎞) 등이다. 오송~문경~안동 간 철도는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 소재지 중 제주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철도 노선이 없는 도청 신도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노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는 이 3개 노선을 비롯해 총 21개 노선이 내년 발표 예정인 국토교통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 꾸준히 건의하고 있다.
◆고속도로 신규 건설 및 확장
이날 경북도가 핵심 추진 중이라고 밝힌 고속도로 신규 건설‧확충 사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신공항 접근성 개선을 위한 ▷중앙고속도로 읍내분기점~군위분기점(24.3㎞) 6차로 확장 ▷중앙고속도로 군위분기점~서안동IC(51.0㎞) 6차로 확장 등이다. 이 사업들은 대구(경북 남부권)와 경북 북부권을 잇는 중앙고속도로 전 구간의 6차로 확장을 의미한다.
읍내분기점~군위분기점 확장 사업은 2022년 2월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에 반영돼 있다. 도는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을 건의하는 한편, 군위~서안동 간 6차로 확장 사업을 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6~2030)에 반영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또 구미 국가산단과 신공항을 잇는 구미~군위간 고속도로(21.2㎞) 건설, 신공항과 포항영일만항(70.0㎞) 구간 건설 사업은 신공항이 국토 중남부권의 물류공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된다. 구미~군위간 고속도로 사업은 지난 8월 예타 대상사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도는 윤 대통령이 지난 6월 경산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당시 직접 발표한 성주~대구 고속도로(18.8㎞) 건설, 포항 기계~신항만간 고속도로(22.8㎞) 건설 등 사업 등도 정부 상위계획 반영·예타 추진 등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또 낮은 경제성으로 사업이 수십 년 째 첫 삽도 뜨지 못한 영천~강원 양구(309.5㎞) 구간 고속도로(남북 9축 고속도로) 건설과 영일만항 횡단구간 고속도로(영덕~강원 삼척, 179㎞) 등 사업들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배용수 경북도 건설도시국장은 "도로·철도망 구축을 통해 행정통합에 대비하고, 도청‧신공항을 중심으로 사통팔달 교통망을 완성하겠다"며 "예타 선정 사업은 조속히 착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사업들은 국가 도로·철도망 구축 계획 반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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