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비닐류는 분리배출(分離排出)하면서도 과연 제대로 재활용될지 의심을 품게 마련이다. 심지어 깨끗이 씻어서 내놓는 부지런을 떨기도 하지만 환경 보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 세계에서 매일 쏟아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대략 100만t(톤)인데 재활용 비율이 9%에 불과하며, 대기업들이 내세우는 플라스틱 재활용은 결국 사기극이었다는 내용이다. 급기야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정부는 수십 년간 '재활용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속여 관련 비용을 시민들에게 떠넘겨 왔다며 세계 최대 플라스틱 제조사 엑손모빌을 고소했다. 플라스틱 오염 관련 최초의 소송인데, 만약 법원이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 액수는 수조원에 이를 수 있다.
플라스틱의 완벽한 재활용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기술로선 불가능하다. 우선 플라스틱 종류가 워낙 많다. 음료수병 재질인 PET부터 PVC(폴리염화비닐), PE(폴리에틸렌), PC(폴리카보네이트) 등 널리 쓰이는 것만 수십 가지인데, 이들을 조합해 만들면 종류는 수천 가지가 넘는다. 물성(物性)이 같은 것끼리 간신히 분류해도 화학첨가제나 착색제가 함유돼 재활용이 안 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1년 분리배출된 플라스틱 생활폐기물의 재활용률이 56.7%에 이른다. 여기엔 에너지원으로 소각한 분량까지 포함돼 있다. 엄밀한 기준의 재활용률은 16%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해도 세계 평균치보다는 훨씬 높다. 우리 국민들이 열심히 분리수거를 해 준 덕분이다.
환경 파괴 비판에다 미세 플라스틱 공포까지 가세하자 관련 업계는 바이오 플라스틱 등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모양만 바꾸는 기계적 재활용이 아니라 원료 단계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도 언급되지만 이를 위해 막대한 에너지가 쓰이고 결국 온실가스 배출만 늘린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여야 하지만 대체재(代替財)를 찾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 생수병처럼 잘 찌그러지는 가벼운 페트병에 담긴 먹는샘물이 출시된다. 페트병 무게는 9.4g으로 기존 제품보다 2.2g 가볍다. 덕분에 연간 플라스틱 127t을 덜 쓰게 된다. 과대 포장 금지법만 제정돼도 플라스틱 사용을 훨씬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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