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천국' 이탈리아에서는 조만간 상원의원들이 개, 고양이를 데리고 로마 시내 마다마 궁전(상원)으로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이냐치오 라 루사 상원의장은 세계 동물의 날인 4일(현지시간) 상원의원들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출근하는 것이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원에서 반려동물을 환영할 때가 왔다"며 "물론 상원 의사당이나 다과 공간은 안 되겠지만 상원의 다른 공간에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집권 우파 정당인 전진이탈리아(FdI)의 공동 창립자인 라 루사 상원의장은 이날 시칠리아에서 열린 FdI 행사에서 '좋은 소식'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독일산 셰퍼드 '시아라'를 키우는 반려인이기도 하다.
과거 반려동물을 데리고 의회에 출근한 의원도 있었다.
이탈리아 의회 산하 동물권·환경권 보호위원회의 미켈라 비토리아 브람빌라 위원장은 전진이탈리아(FI) 부대표 시절인 2016년 헌법에 동물 보호를 명문화하자고 주장하며 직접 반려견 '소뇨'를 데리고 하원 건물에 들어간 바 있다.
이후에는 미카엘라 비안코피오레 의원이 반려동물에게 의회 문을 개방하자고 요구해왔다. 나이 든 개를 키우는데, 집에 남겨진 개가 걱정돼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비안코피오레 의원은 의정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반려견과 반려묘가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을 제한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고, 라 루사 상원의장은 검토 끝에 이를 수용했다.
반응은 엇갈린다. 중도 야당인 아치오네의 카를로 칼렌다 대표는 "드디어 우리가 기다려온 개혁이 이뤄졌다. 이탈리아는 이제 안전해졌다"며 반어법을 써 조롱했다.
또 다른 군소 야당인 녹색유럽당의 안젤로 보넬리 대표는 "이런 제안을 하는 대신 숲에서 동물을 죽이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뉴스채널 스카이TG24는 라 루사 상원의장이 승인한 이번 조치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취지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매체는 "반려동물과 함께 일하면 사회적 관계를 촉진해 스트레스 퇴치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국립보건원에서 확인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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