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 지난 2016년부터 메이커 교육 본격 도입
교내에 메이커실, 상상제작소 공간 갖추고 체험 활동 지원
28, 29일 열린 대구메이커페스타서 '스쿨존 부스' 큰 호응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창의융합형 역량을 갖춘 인재가 중요한 인재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 지식만 습득하는 차원을 넘어 창의적이고 융합적 사고로 문제에 접근, 분석,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요구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대구시교육청은 수년 전부터 '메이커(Maker) 교육'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메이커교육은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탐색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과 사고력을 발전시키는 교육 방식이다. 특히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STEAM)을 융합해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직접 무언가를 제작하고 경험하면서 배움을 실천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코딩해 보고 모형 키트 조립하고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대구삼성창조캠퍼스에서 열린 '2024 대구메이커페스타'에서 대구지역 학생들이 경험한 다양한 메이커 활동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대구메이커페스타는 지난 2019년부터 진행된 행사로, 대구지역 학교, 전문 메이커스페이스, 메이커컴퍼니, 메이커센터 등이 70여개 부스를 꾸미고 부스마다 다채로운 메이커 체험을 제공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역 초·중·고교에서 직접 운영하는 '스쿨 메이커존 부스'가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효성여고는 AI를 활용해 직접 기획하고 설계, 제작한 쓰레기 분리 배출 시스템을 선보였다. 카메라에 쓰레기를 비추면 카메라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쓰레기의 종류를 인식해 종이, 플라스틱, 캔, 비닐 등으로 분리된 공간에 각각 분류해 준다. 봉사에 참여한 2학년 이시은 학생은 "공학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모여 정보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며 "수업 시간에 배운 코딩 지식을 실생활에서 직접 활용해 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도원고는 물리 동아리 학생들이 '롤러코스터로 알아보는 가속도'를 주제로 부스를 운영했다. 이들은 참가자들이 목재 키트로 롤러코스터 모형을 조립한 후 구슬을 직접 굴려보며 가속도의 원리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왔다. 2학년 김한빈 학생은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는 과정을 시각화하는 장치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과학 원리를 설명해 주는 과정에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학생, 학부모들 모두 부스에서 마련한 메이커 활동에 큰 만족도를 나타냈다. 초등생 자녀와 방문한 학부모 이경진 씨는 "평소에 아이들이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곳에서 다양한 만들기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며 "학생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원리를 설명해 주니 이해가 더 잘 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구 학교 '메이커교육' 운영 확산
대구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메이커교육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당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창의적 사고력과 융합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메이커교육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시교육청은 2018년부터 교내에 3D프린터, 레이저커터, 목공장비 등을 갖춘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에 나섰다. 학생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직접 무언가를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특히 2019년에는 대구형 메이커스페이스로 명명된 '상상제작소'도 도입됐다.
이러한 공간을 바탕으로 메이커교육 선도학교와 실천학교 운영도 확대되고 있다. 선도학교는 메이커교육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다른 학교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실천학교는 메이커교육을 교과와 연계해 학생들이 일상 수업에서 메이커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올해는 메이커교육 선도학교 8개교와 실천학교 169개교가 운영되고 있다.
또 2020년부터 메이커교육 기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메이커교육 거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발명교육센터 8곳이 메이커 교육 거점센터로 지정돼 학생 대상 메이커 활동, 교원 연수 및 컨설팅 등 메이커교육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향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메이커교육 특화 교재와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해 지속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이 자료는 메이커교육 운영 학교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모든 교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활동 통해 창의성·협업 능력 '쑥쑥'
학생들은 메이커 활동을 통해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도구를 활용해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을 산출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지식·기술 습득을 넘어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경험을 쌓아나간다. 특히 메이커 교육은 ▷탐색 ▷디자인 ▷제작 ▷개선 ▷성찰·공유의 순환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 모델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대구메이커페스타 봉사에 참여한 대륜중 1학년 이예준 학생은 "휴대폰 충전기 큐브를 만드는 과정에서 완성작이 나오기까지 20~30번 정도 실패를 했다"며 "실패를 반복하며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었고, 될 때까지 시도하는 도전 정신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배운 이론·기술들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보며 학습 이해도도 높아진다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면 과학 시간에 배운 빛의 3원색을 LED 조명을 만들며 적용해 보고 정보 시간에 배운 코딩을 활용해 로봇 조작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는 식이다.
친구들과 역할 분담을 하며 함께 하나의 목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협동심도 자연스레 길러진다. 죽전초 5학년 배서인 학생은 "3D펜을 이용해 가방, 거울, 안경, 꽃 등을 입체 모형으로 만들었다"며 "처음엔 3D펜이 무엇인지, 어떻게 활용하는지 잘 몰라 어려웠는데 친구들과 함께 하니 쉽고 빠르게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메이커교육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메이커 정신을 바탕으로 자기 주도적 학습을 통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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