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과 취업난에 점점 생기를 잃고 있는 청년층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내놓은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 달성군은 '평균 연령 42세의 젊은 도시' 명성에 걸맞게 민선 8기 출범과 동시에 경제, 복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지역 청년들의 이탈을 막는 동시에 달성군을 찾는 다른 지역 청년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달성에서 꿈 실현, 일자리·창업 지원 '활발'
달성군은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청년이 없도록 여러 신사업에 도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혁신적인 변화는 화원읍에 둥지를 튼 달성청년혁신센터가 도맡아 하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달성청년혁신센터는 지역 청년 창업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원스톱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을 통한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는 이곳의 사업비는 약 4억원이며, 전액 달성군이 지원한다.
청년혁신센터에서는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정보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사업 보금자리가 필요한 이들은 심사를 통해 입주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 3D프린터 등이 마련된 메이커 스페이스, 온라인 콘텐츠를 촬영할 수 있는 디지털 스튜디오, 회의실 등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회의와 모임 장소가 필요한 청년들은 언제든 카페처럼 꾸며진 스타트업 카페를 방문하면 된다.
창업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각종 프로그램도 인기다. 선구적인 청년 창업가들의 생생한 노하우를 전달하는 토크콘서트는 물론 사업계획서 작성요령 특강 등 실용적인 교육 활동도 펼친다.
실제 청년들이 창업을 통해 꿈을 펼치고 있는 현장도 있다. 바로 현풍백년도깨비시장 청년몰이다. 2019년 조성된 이곳에서는 19~39세의 젊은 청년 사장들이 활약하며,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청년몰에서 운영 중인 매장은 약 20곳으로, SNS 등을 통해 유명 맛집으로 알려진 곳도 여럿이다. 청년몰은 단순히 음식이나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각종 무료 강의·체험행사, 야시장, 플리마켓 등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달성군 역시 유휴공간 리모델링을 통해 편의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취업준비생 청년을 위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지원사업도 눈길을 끈다. 사업은 물산업 인력 활성화, 달성산업단지 일자리 지원 프로젝트 등 2개 분야로 나눠 시행한다. 사업 대상은 물산업 분야 취업을 원하는 청년, 달성군에 거주하거나 거주를 희망하는 청년 등이다. 이들을 고용하는 기업은 1인당 월 160만원의 인건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청년들은 달성군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경력을 쌓을 수 있어 좋고, 기업은 인력 고용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이득이다. 이 같은 청년 일자리 사업은 달성군 소재 사회적경제 기업에서도 진행 중이다.
또 중소 제조기업에는 근로자 기숙사 임차비를 지급한다. 사업주가 아파트, 원룸 등을 임차해 근로자에게 기숙사로 제공할 시 임차비를 1인당 월 30만원 한도로 기업당 최대 5명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25개 기업 직원 70여 명에게 지원했다. 달성군은 이 사업을 통해 청년 근로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업의 청년 인력 고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육기관과 연계한 취업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한국폴리텍대학 남대구캠퍼스 산학협력처와 함께 추진한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 '스마트팩토리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전문인력 양성사업'이 대표적이다. 달성군 내 기업체들이 첨단화된 스마트공장으로 변모하는 추세에 발맞춰 로봇운용 실무 등 직업교육을 돕는 것이다. 실습비, 교재비를 포함한 교육비가 모두 무료인데다 취업지원 등 사후관리까지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달성일자리센터 및 달성취업안내센터 운영, 진로상담 등을 통해 지역 내에서도 청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돕는다. 취업박람회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취업박람회에는 쿠팡, 대동, 이수페타시스 등 50여 개 기업과 900여 명의 구직자가 참여했다. 이 중 400명이 현장 면접을 보기도 했다.
도농복합 도시인만큼 청년후계농 영농정착 지원사업도 활발하다. 2018년 7명이었던 선정 인원은 올해 19명으로 늘었다. 농업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무사히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농촌 고령화 추세도 완화하는 활동이다. 사업에 선정된 청년후계농들은 최대 3년 간 영농정착지원금을 받으며, 마케팅 등 각종 역량강화 교육도 참여할 수 있다.
달성군 관계자는 "달성군의 청년 창업·일자리 사업은 대구 미래 스마트기술 국가산업단지(제2국가산단),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유치 등 신산업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라며, "일을 통해 지역에 정착한 청년층이 새롭게 가정을 꾸리거나 소비활동을 하며 지역 상권 등도 한층 활성화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아프고 고립되는 청년 없는 달성
달성군은 지역 청년의 자립을 위한 복지사업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군 복무 달성청년 상해보험 지원 사업이다. 청년들이 입대 후 혹시 모를 갑작스러운 사고 및 재해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경제적으로 지원한다는 취지다.
달성군에 주소를 둔 군 복무 청년은 모두 군 복무 시작과 함께 보험에 자동 가입된다. 사망, 상해, 질병 후유장애 등 12개 항목에 대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올해 9월까지 38건을 지급했다.
돌봄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한 '일상돌봄 서비스 사업'이 올해 시작됐다. 돌봄이 필요한 청년, 중·장년, 가족 돌봄 청년이 대상이다. 질병과 부상, 고립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독립적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이들에게 세면, 옷 입기, 식사 보조 등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재가 돌봄, 가사 지원, 전문가가 함께하는 심리지원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청년들의 월세도 한시 지원하고 있다.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무주택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소득 기준에 따라 월 최대 20만원의 임차료를 12개월까지 지급한다.
학업과 관련한 지원 역시 든든하다. 지역의 꿈나무들이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공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읍·면 장학회 및 달성교육재단에서 장학생을 선발한다.
달성교육재단은 지난해 달성장학재단에 진로진학 등 업무를 더해 새롭게 출범한 기관으로, 장학금 규모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100명에 불과했던 장학생은 올해 258명으로 늘었으며, 이 중 대학생이 154명으로 가장 많다.
아울러 경북대, 영남대, 대구대 등 6개 지역 대학과 협약을 맺고 향토생활관을 운영하고 있다. 달성군에서 경북 경산시 등으로 장거리 통학하는 학생들의 불편을 덜 수 있도록 아늑한 기숙사를 제공한다.
◆달성에서 '자만추', 즐거운 육아까지 돕는다
'지방에서는 인연을 만나기 어렵다'는 결혼적령기 청년들의 푸념을 달래는 재미있는 기획도 눈에 띈다.
달성군은 최근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한 여행 프로그램 '청춘달성'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100대 피아노 콘서트 관람, 강정보 디아크 야간 공연, 서원 스테이 등 달성군의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투어를 통해 젊은이들의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돕는다는 취지다.
달성군은 이벤트성 활동에 그치지 않고 여행사 및 유관기관과 협업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젊은 양육자들을 위한 사업 역시 다채롭다. 출산축하금, 분만 및 산후조리원 비용 감액으로 경제적 부담을 더는 것은 물론 예쁜 이름 지어주기(무료작명) 등으로 육아의 동반자 역할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3~36개월 자녀를 위한 '아기사랑 유모차 대여 사업', 두 자녀 이상 가정에 지역 캠핑장 사용료를 일부 감면하는 '달성군 다둥이 가족 캠핑카라반 이용요금 지원 사업', 대구시 구‧군 최초 '365일 24시간제 어린이집' 등을 통해 청년들이 원하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공동기획 달성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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