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숙박시설 776곳 중 138곳만 스프링클러 설치
2018·2022년 스프링클러 설치 규정 소급 안 돼
소방당국 "이용자 알권리 위해 설치 여부 공개 계획"
지난달 22일 스프링클러가 없는 부천의 한 호텔에서 난 화재로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스프링클러 설치 확대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에서도 전체 숙박시설 중 80%가 넘는 곳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대구에 있는 숙박시설 776곳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17.8%인 138곳에 불과했다. 이 중 호텔은 35곳 중 31곳(88.6%)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었지만, ▷모텔 379곳 중 84곳(22.2%) ▷여관·여인숙 306곳 중 8곳(2.6%) ▷고시원 18곳 중 12곳(66.7%) ▷펜션·생활형 숙박업소 38곳 중 3곳(7.9%) 등 저조한 설치율을 기록했다.
숙박시설 스프링클러 설치 규정은 지난 1981년 11월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11층 이상 숙박시설에 11층 이상부터 설치하도록 했고, 2005년 5월부터는 11층 이상 숙박시설 전 층에 설치하도록 의무화됐다. 이후 2018년 1월 6층 이상 숙박시설 전 층 설치, 2022년 12월부터는 층수와 관계없이 숙박시설로 사용하는 면적이 600㎡ 이상인 경우에는 일반 스프링클러, 300㎡ 이상인 경우에는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다.
문제는 관련 규정이 시행되기 이전에 완공된 건물들은 소급 적용이 안 돼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이번에 화재 피해가 컸던 부천의 호텔 역시 9층 높이로 지난 2004년 완공돼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고, 다수 사상자가 나왔다.
소방당국은 업주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독려하는 한편, 숙박시설 이용자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숙박시설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 등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종 제도점검 및 개선에도 나선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부천 숙박시설 화재 사고로 점검할 부분이 많다는 점은 소방청도 인식을 같이해 차장 주재로 소방안전개선추진단을 구성했다"며 "현장대응반·예방제도반·장비개선반·상황관리반·교육훈련반 등 5개 분과에서 필요한 부분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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