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PA간호사 중심,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입력 2024-08-29 18:12:12 수정 2024-08-29 20:37:30

의대 증원 예정대로 진행, 수가 개선해 처우 문제 해결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도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전공의 집단 사직 등으로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는 상황 속에서도 의료 개혁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는 데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필수·지역의료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의사와 환자 모두를 위한 의료사고 안전망도 구축할 방침이지만 의사들의 여전한 반발에 개혁의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 브리핑에서 "이제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필수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헌신적인 의료진과 함께 의료개혁을 반드시 해내겠다", "멈출 수 없다"는 등 표현으로 개혁 완수 입장을 강조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등 숙련된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인력구조를 재설계하고 의사 인력의 40%까지 차지하던 전공의 비중을 20%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증·비응급 환자는 가까운 동네 병의원에서, 중증·응급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비용 구조도 재점검한다.

윤 대통령은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 게 근본 문제인데 그분들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수가를 개선하고 행위수가에 더해 정책수가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동안 그런 걸 안 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의사와 환자 모두를 위한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불필요한 소송을 줄이기 위해 의료사고 시 환자에 대한 의료진의 설명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도움이 필요한 환자와 가족을 도울 '환자 대변인'(가칭)도 도입하기로 했다.

필수진료 과목을 대상으로 의료사고 배상 보험료를 지원하고 의료사고 형사 특례를 법제화하는 등 의료진이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지역의료 인프라 강화와 관련해서는 "의료 이용체계를 정상화하겠다"면서 "권역 중추병원과 2차 병원, 필수의료센터를 육성하고, 지역인재 전형 확대,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국가가 나서서 국민을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해 이제 일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살리는 의료개혁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