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와 만평가가 파헤친 이재명의 대선 운명

입력 2024-08-29 09:45:56 수정 2024-08-29 10:17:25

[책] 그의 운명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생각
서명수 지음/김경수 그림/서고 펴냄

책 속 김경수 화백이 그린 이재명과 유시민 만평
'그의 운명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생각' 책 표지

최근 민주당에선 '친명계' 최대 조직인 혁신회의가 원내·외를 분리하면서 조직 정비에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선 '친명 호위무사'라는 비판을 의식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그간 야당은 강성 지지층을 거느리고 있는 이재명의 일극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그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용납하지 않는 등 계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었다. 한편, 유시민은 최근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신간을 내고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이재명의 시대정신에 관해 이야기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에, 정확히 유시민의 책을 겨냥한 '그의 운명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생각'이라는 제목의 신간이 발간됐다. 전 매일신문 기자 출신인 서명수 객원논설위원과, 26년째 본지를 비롯한 각종 매체에 시사만평을 게재하고 있는 김경수 화백의 공동 작업물이다. 저자들은 이번 책을 통해 제목처럼 대통령 재수에 나선 이재명의 운명이 바뀔 수 있는지를, 그가 현재 받고 있는 4개 재판이라는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에 초첨을 맞춰 꼼꼼하게 분석했다.

"이재명과 같은 대선주자급 정치인이 각종 범죄혐의로 여럿 재판을 동시에 받는 일은 헌정사상 유례가 없다. 4개 재판에 기소된 그의 범죄혐의가 모두 유죄가 될지, 혹은 모두 무죄가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국회의원직을 계속 수행하게 하고 총선에 출마하게 하고 당 대표직을 수행하게 하는 것은 괜찮을까? 그는 기소된 지 2년이 지났지만 1심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본문 중)

저자는 만일 금고 이상의 유죄 선고가 나온다면 이재명의 운명은 바꾸기 어렵다고 말한다. 따라서 반란이나 쿠데타를 일으키지 않고서는 그가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일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최선의 공격인 '대통령 탄핵'을 선택했다고 본다.

1장 '그의 운명', 2장 '그의 요설', 3장 '칼럼 속 이재명' 으로 구성된 이 책에선 이재명의 운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보단, 그가 불편해하는 고향 안동과 그의 비선실세 정진상, 김현지, 배소현, 김혜경 등에 대해 각 장을 할애해서 분석한다. 그들의 역할이 그의 운명에도 직결돼있기 때문이다.

1장에서는 지난 대선 그가 고향인 안동에서 29%의 득표율 밖에 얻지 못한 상황에 주목한다. 그간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최대 40%까지 득표한 적이 있을 정도로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곳임에도 고향 사람들이 등을 돌린 이유에 대해 심층취재한 증언을 토대로 추측한다.

"윤석열 사단 검찰이 자신의 계좌를 추적했다며 허위사실을 방송이나 유튜브 '알릴레오'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주장하다가 한동훈 국민의 힘 대표에 의해 명예훼손혐의로 고발돼 재판을 받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대법원은 2024년 6월 17일 유시민에게 벌금 500만원의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유시민은 대법원 판결을 비웃듯이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19일 대통령 탄핵을 선동하는 내용을 담은 이상한 책을 출간했다. 자신의 거짓말에 대해 자숙하거나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대신 유시민은 아예 '이 정권 망하라'는 저주의 굿판으로 대응한 것이다." (본문 중)

이와 같이 2장에서는 앞서 언급한 유시민의 신간에 대한 독후감이자 반박이 주를 이룬다. 3장에서는 이재명에 관해 그간 매일신문에 연재한 칼럼과 만평을 모았다. 그는 "2년 전 썼던 칼럼도 여전히 오늘의 상황과 들어맞을 정도로 우리 사회는 지난 대선 이후 끝없는 진영 간 대결과 범죄자들의 생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재명에 왜 정치를 하는가 되묻고 초심으로 돌아가 권력을 잡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어디까지나 지극히 사적인 생각이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312쪽, 1만6천800원.

책 속 김경수 화백이 그린 이재명과 유시민 만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