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뒷담] "이재명은 선거의 귀재, 박근혜 그 이상"…대선 패배는?

입력 2024-08-19 18:39:17 수정 2024-08-19 20:39:29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연임 성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치 생애 리뷰

이재명, 박근혜. 연합뉴스
이재명, 박근혜. 연합뉴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페이스북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대표직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로 잘 알려져 있는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결과가 나오고 이튿날인 19일 "이재명은 선거의 귀재다. 박근혜 그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국면에 내놓은 이재명 대표 지지, 한때 '나는 꼼수다(나꼼수)' 동료였던 정봉주 전 최고위원 후보 비판 등 주제의 호흡이 짧았던 글들과 비교하면 이재명 대표의 지난 정치 생애 자체를 이번 당 대표직 연임을 계기로 긴 호흡으로 정리한 글이라 시선이 향한다.

▶김용민 이사장은 이날 오전 7시 2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유능한 행정가로만 알고 있는 이재명이 실은 선거의 귀재라는 걸 유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박근혜 그 이상"이라며 우선 이재명 대표의 지자체장 이력을 가리켰다.

김용민 이사장은 "그(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당선이 호남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 성남시장은 8년 만에, 경기도지사는 16년 만에 탈환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즉 진보 텃밭인 호남이 아니라 늘 양 진영이 맞붙어 계속 당선자가 바뀌는 '고지전' 같은 수도권에서의 성남시장 2선, 경기도지사 1선 이력을 강조한 것.

이재명 대표는 2010년 5회 지방선거 성남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19대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이는 한나라당 소속 이대엽 17·18대 성남시장 재임 후 민주당이 탈환한 것이었다. 이어 연임에도 성공했다.

또 2018년 7회 지선 경기도지사 선거 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 현직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를 꺾고 35대 경기도지사가 됐다. 이는 30대 임창열 지사 이후 31대(손학규), 32·33대(김문수), 34대(남경필) 내리 4대에 걸쳐 보수 진영이 차지한 걸 빼앗은 것이었다.

이어 김용민 이사장은 "한 번도 살지 않았던 인천 계양에서 두 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됐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는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초선 국회의원으로 당선, 올해 22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 재선에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신임 당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로부터 전달받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신임 당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로부터 전달받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민 이사장은 "아울러 본인이 당 대표로서 진두지휘한 총선에서 사방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만 175석을 얻어냈다. 야당이 과반 이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앙정치 경험이 전무한 그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것도 사상 초유의 일이다. 그리고 당 대표를 연임했는데 DJ(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득표율도 77.77%(2022), 85.4%(2024)로 기록적"이라면서 "'일극'이라는 말은 필경 부정적이지만 딱히 부인할 수 없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이재명 대표를 가리키는 '일극'이 '통합'도 수반한 것이라며 앞서 꾸준히 비판한 정봉주 전 최고위원 후보를 곁들여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단 한 번도 통합에 반하는 행보를 한 적이 없다. 다만 그를 시기 질투 무시하는 자가 커밍아웃했을 뿐"이라고 앞서 '명팔이(이재명 대표 팔이) 척결 발언 논란'에 휩싸였던 정봉주 전 최고위원 후보의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 안 된다"고 한 발언을 꼬집었다.

▶이러한 이재명 대표의 연전연승 정치 커리어에 난 흠집일 수 있는 20대 대선 패배와 관련해서도 김용민 이사장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성남시장 이후 그의 유일한 선거 패배는 2022년 3월 대선이다. 자기 당 후보임에도 이재명 당선을 별로 바라지 않았던 문재인 정부와 그 정부 실패 책임을 한몸에 안고 출마했으니 이기는 건 기적이었다"고 풀이하면서 "다만 0.73%P(포인트) 박빙 격차는 무엇을 말하는가? 사실상 무승부였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 압도적 승리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주장했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48.56%, 이재명 대표는 47.83%의 표를 획득한 바 있다.

2021년 11월 22일
2021년 11월 22일 '대선 후보'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김용민 이사장은 다시 이번 전당대회로 화제를 전환, "최고위원까지 반명(반이재명) 커밍아웃한 후보(정봉주)를 1등에서 6등으로 내친 민주당원이다. 그리고 전부 친명으로 지도부를 구성하게 했다. 이재명에게 당 주도권을 거의 턴키(Turn Key, 열쇠만 돌리면 모든 설비가 가동되는 상태)로 넘겼다"면서 향후 21대 대선을 점쳤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대권 재도전을 가리킨듯 "대선 승리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그리고 이재명을 끌어내리기 위한 범기득권(여당, 정부, 자본, 한겨레·경향 할 것 없는 모든 언론)의 힘은 초라한 몰골로써 박약한 영향력을 드러냈다"면서 "일개 나부랭이에 불과하지만 나는 이재명이 이끄는 민주당에 (앞으로)대선 패배란 없다고 단언한다. 그래서 오늘 아침이 아주 상큼했다"고 글을 마쳤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붙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수식은 우선 홀로 나선 경우 단 1패도 없는 6전 6승 기록을 바탕으로 한다. 국회의원 5선(대구 달성군 지역구 4선, 비례대표 1선)과 18대 대통령 당선 기록이다.

물론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의 4선, 정치권 밖 인재 등용을 위한 취지가 강해 주로 정치 신인이 얻는 비례대표 출마 기회를 5선째에 얻은 이력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수식의 중량감을 떨어뜨리는 부분이기는 하다.

여기에 당 대표 등 지도부 선봉에서 각종 선거를 치른 기록이 더해진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대표로 나서 121석을 얻으며(열린우리당은 152석)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역풍을 막았다는 평가다.

2006년 4회 지선 땐 한나라당 후보 광역단체장 12명 당선(민주당 2명, 열린우리당 1명, 무소속 1명)의 성과를 냈다. 당시 서울 유세에서 커터칼 피습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이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 "대전은요?"라고 다른 선거운동 현장을 챙기는 말이 언론 보도로 전해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2년 19대 총선 땐 전년(2011년)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의 후신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과반인 127석(민주통합당은 106석)을 획득했다.

그리고 같은 해 곧장 치러진 18대 대선에서 51.55%의 득표율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48.02%)를 꺾고 당선, 선거의 여왕 타이틀의 대미를 장식했다.

김종인, 이준석. 연합뉴스
김종인, 이준석. 연합뉴스

이처럼 선거 승리를 지휘했다는 평가는 서로 다른 진영 2명의 대통령(박근혜, 문재인) 당선을 '디렉팅'한 이력을 가진 김종인 개혁신당 상임고문, 2021년 재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청년층을 집결시켜 오세훈 시장 당선에 일조한 데 이어 국민의힘 초대 당 대표로 2022년 20대 대선(윤석열 대통령 당선)과 같은 해 8회 지방선거(광역단체장 국민의힘 12명, 더불어민주당 5명 당선)까지 3연승을 거둔 셈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게도 붙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