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북문 일대 중심, 12가지 스마트 시설물 55개 설치·운영
국비 20억원 포함 40억원 투입…유지 관리비 연간 3억3천만원
주민들 "홍보·안내 부족하고 실효성 의문"
즉각적 효과 나긴 어려운 사업… "유행보단 주민 맞춤형 사업 고민해야"
지난 30일 오전 찾은 대구 북구 복현우체국 버스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뒤로 음악 감상과 스마트폰 자동 충전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스마트 벤치가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일부 의자엔 빈 깡통 등 쓰레기가 놓여 있거나, 먼지로 더럽혀져 있을 뿐 이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구 북구의 경북대 스마트타운 사업이 최근 정식 운영을 시작했으나, 목표한 대로 주민 편의를 증진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1일 대구 북구청에 따르면 도시재생뉴딜 사업 중 하나로 추진하는 '경북대 대학타운형 스마트타운'이 7월부터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다양한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주거환경개선과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고, 주민 편의를 증진해 지역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경북대학교 북문과 산격3동 일대를 중심으로 미디어캔버스, 스마트 락커, 스마트 횡단보도, 스마트 보안등, 공공와이파이 등 총 12가지 종류의 스마트 서비스 시설물 55개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각종 정보통신기술이 집약된 시설인 만큼, 설치에는 상당한 예산이 투입됐다. 국비 20억원, 시비 14억원, 구비 6억원 등 모두 40억원이 들었고, 연간 유지·보수 및 운영·관리비로도 3억3천만원가량 들 것으로 추산된다.
관건은 예산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직관적으로 눈에 보이는 미디어 캔버스나 벤치 외에는 홍보나 안내가 제대로 돼 있지 않고, 주거 밀집지와도 거리가 있어 편의 시설들이 얼마나 실효성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경북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 A(27) 씨는 "스마트 락커 같은 시설은 유용한데, 위치가 애매해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 있다"며 "아예 북문에 집중해 학생 편의에 맞게 설치하거나, 아니면 복현오거리 인근 주거 밀집 지역에 조성해 접근성을 높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북문 건너편인 산격3동에 거주하는 주민 B(65) 씨는 "매일 북문에서 복현오거리 방면으로 길을 오가는데 옆에 무슨 영상이 나오는지도 몰랐다"며 "벤치는 몇 달 전에 생긴 걸 알았지만, 주로 바쁘게 지나가는 곳이라 앉을 일은 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타운 사업 특성상 운영 시작 후 바로 성과를 거두긴 어렵다면서도, 효과를 보려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끌고 갈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시영 국토연구원 공간정보정책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스마트타운 사업은 오랜 기간 데이터를 모아 기술을 접목하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당장 효과를 낼 만큼 데이터가 충분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주민들이 원하고 필요한 사업보다는, 다른 도시에서 유행하는 시설들을 따라가는 점은 아쉽다"며 "시간이 지나서 효과를 내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지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사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북구청은 주민 반응을 참고해 사업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지난 4월 체험단 형식으로 주민 의견을 들었고, 공공 와이파이 SSID(네트워크 이름)를 한글로 바꾸는 등 이용자 편의를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 사업 초기인 만큼, 미흡한 점을 보충하면서 주민들이 시설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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