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들고 오던 그들…스타벅스, 카공족에 경고장

입력 2025-04-24 09:22:09

한 스타벅스 매장의 이용 안내문.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한 스타벅스 매장의 이용 안내문.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서울 도심의 한 스타벅스 매장이 장시간 자리를 비우는 고객에 대응하기 위해 이례적인 조치를 시행하고 나섰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이던 '카공족' 문제에 본격적으로 손을 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23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매장에 부착된 안내문 사진이 공유됐다. 게시물 속 안내문에는 "30분 이상 좌석을 비우실 경우 파트너가 자리를 정리할 수 있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었다. 이어 "30분 이상 좌석 비움이 유지될 경우 매장 내 분실물 보관함에 보관될 예정"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해당 매장은 지난해 새로 문을 연 통유리 구조의 2층 규모로, 인근 지하철역과 가까운 탓에 유동 인구가 많고, 그에 따라 자리를 장시간 차지하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이용이 잦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벅스 측은 "해당 매장에서 도난 등 사고가 반복돼 물품 관리 차원에서 안내문을 부착한 것"이라며 "전국 공통 정책이 아니라 매장 차원의 제한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안내문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이제야 제자리를 찾는 느낌", "짐만 던져놓고 밥 먹으러 나가는 사람들 보면 답답했다", "공부하려면 스터디카페 가야지", "모든 스타벅스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다수 올라왔다.

일부 매장에서는 카공족의 장기 체류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해 경상북도 안동시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프린터기를 들고 와 매장 전기를 사용하는 사례가 공개돼 논란을 빚었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에는 A4 용지 묶음과 각종 문서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으며, 바로 옆 좌석에는 전원까지 연결된 프린터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커피 한 잔(약 4,100원)의 손익분기점은 1시간 42분이다. 이 시간을 초과하면 매장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부 카페들은 콘센트 자체를 없애거나, 콘센트 이용에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QR코드를 스캔해 시간당 990원의 요금을 받는 방식이 도입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조치는 스타벅스의 전체 정책과는 무관한 개별 매장의 대응이지만, 이용 질서와 매장 회전율을 고려할 때 유사한 시도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