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 대표 출마 선언 "먹사니즘"…대선 출정식 연상

입력 2024-07-10 16:46:13 수정 2024-07-11 08:25:58

이재명 "먹고사는 문제 해결…‘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
여야 갈등 및 당 운영 계획 언급 안해…대한민국 미래 비전 메시지 집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각종 비전을 제시하는 등 마치 대선 후보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이 전 대표는 10일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진행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여야 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국 이슈나 민주당의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대신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 메시지에 집중했다.

그는 특히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먹사니즘'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면서 기초과학·미래기술 집중 투자, 에너지 전환, 2035년까지 주4일제 정착 등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제시했다. 덧붙여서 국익 중심의 실용적 외교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당 운영에 대한 계획보다 국가의 운영 비전을 비중 있게 제시한 것을 두고 이 전 대표가 중심이 된 수권정당의 면모를 내세우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경제와 민생, 안보 등 현 정권의 국정을 낙제점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민주당과 자신을 확실한 대안으로 부각해 향후 대권가도의 기틀을 놓겠다는 전략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총선에서 민주당의 단독 과반의석 확보 등 야권이 압승한 것은 결국 민심이 정부보다는 국회, 여당보다 제1야당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인식으로 보인다.

이날 선언문에는 대통령 탄핵 등을 두고 여야 간 극한 대치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을 향한 공세적 발언이나 '사법 리스크' 관련 언급은 없었다.

당권 경쟁자인 김두관 전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이 전 대표의 일극체제에 대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고 청년인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는 미래세대 문제를 강조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8·18 전당대회 후보들이 확정된 가운데 당 대표 경선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치른 전당대회 이후 계속 3파전을 이어가게 됐다.

2015년 문재인‧이인영‧박지원, 2016년 김상곤‧이종걸‧추미애, 2018년 송영길‧김진표‧이해찬, 2020년 이낙연‧김부겸‧박주민, 2021년 송영길‧홍영표‧우원식, 2022년 이재명‧박용진‧강훈식 후보였다.

이번 경선에서는 매번 후보 중 한 축을 차지했던 호남 출신 후보가 사라진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전 대표는 경북 안동, 김 전 의원은 경남 남해, 김 대표는 서울 출신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제, 교육, 민생 등 본인 철학을 잘 풀어낸 거 같다. 대표 연임 이유에 대해서도 지방선거 대승 및 정권 탈환이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며 "네거티브도 없었고 오랜만에 이재명 대표 다운 모습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