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비들은 왜 경북의 서원을 찾아다녔나?"

입력 2024-06-28 07:30:00 수정 2024-06-28 09:51:56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 9월까지 서원 특별전
특별전 통해 경북 서원 홍보, 가치 공유할 수 있는 기회

서원 특별전
서원 특별전

"옛 선비들은 왜 경북의 서원을 찾아 다녔을까?"

한국국학진흥원이 조선 선비와 유생들의 '배향'(配享), '강학'(講學), '유식'(遊息)의 공간이었던 서원 특별전을 통해 '영남선비들의 서원 찾아가기'를 엿보는 기회로 삼는다.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은 25일부터 9월 22일까지 4층 기획전시실Ⅱ에서 경북문화관광콘텐츠활용 및 홍보 특별전시로 '영남선비들의 서원 찾아가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경북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유산 가운데 '서원'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서원은 일반 관광객들에게 관광지로는 어렵게 느껴지는 공간이다. 조선시대에 사립학교로 기능하고 성현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곳이었기 때문에 재미없는 곳으로 여겨진다. 격식과 질서가 엄격하고, 엄숙해야만 하는 공간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 선비들에게 있어서 서원은 유람 일정에서 빠지지 않는 유적지이자 문화공간이었다. 바로 옛 선비들의 서원 방문에 대한 감동을 현대인들도 함께 느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다.

서원을 방문하면 안내문의 용어부터 어렵게 느껴진다. 첫 번째 전시코너에서는 이러한 어려운 용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서원을 이해하는 7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룬다.

서원의 위상을 소개하면서 '사액'과 '훼철'의 여부를 이야기하고, 사당에 '배향'된 인물에 대한 내력과 '향제례'의 절차를 소개한다.

또, 서원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강학' 활동의 형태와 '유식' 공간 등 현대인들이 경험하기 어려운 의식과 규칙,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옛 선비들이 서원을 방문하는 목적은 다양했다. 학문과 수양을 위해 서원에 입학해 공부한 유생들뿐만 아니라, 서원행사의 참여나 공무수행, 서원의 사당에 모셔진 훌륭한 선현의 정신적 가치를 흠모하여 배알하기 위한 경우 등이다.

뿐 만 아니라 성리학적 이념이 반영된 유학적 이상향의 공간으로서 서원의 경관을 감상하고자 방문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서원을 방문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전시에서는 서원을 방문한 사람들의 명단을 기록한 '도산서원 심원록'도 소개된다. 이 유물에는 임진왜란 당시 충주 탄금대에서 전사한 김여물이 방문한 기록이 보인다. 그 역시 퇴계 이황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도산서원을 방문하고 충절을 실천한 사례이다.

서원 특별전
서원 특별전

한편, 일시적으로 서원을 방문했던 사람들 외에 서원에 입학한 유생들이 실제 어떤 활동을 하며 일과를 보냈는지에 대해서도 서원 유생들의 일과와 공부한 내용 등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원규' 현판을 비롯한 서원 관련 유물을 함께 전시, 당시 서원의 일상을 소개한다.

예로부터 영남지역은 학문과 수양을 우선으로 삼은 학자들이 많이 배출된 곳으로, 그들의 위패를 모신 서원 역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해왔다.

지금도 경북지역에서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서원은 47곳으로, 전국 171곳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시장의 마지막 코너에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47곳의 서원 현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도가 전시돼 눈길을 끈다.

한편, 경북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액서원 22곳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서원 일대의 아름다운 경관 사진과 함께 배향된 인물의 업적과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글귀를 읽어 볼 수 있는 코너를 별도로 마련했다.

맞은편 코너에는 훼철되지 않은 경북의 문화유산 지정 서원 8곳을 중심으로 서원문화를 소개하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어 전시의 이해를 돕는다.

김형수 유교문화박물관장은 "서원 특별전을 통해 선비와 유생들의 일상과 서원을 통해 그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등 현대인들이 알지 못했던 다양한 역사를 배우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