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박충권 의원 "탈북민 비하한 김민석, 사죄하라"

입력 2025-06-21 18:07:01 수정 2025-06-21 19:50:23

"탈북민을 반도자로 비하, 즉각 사죄하고 자진 사퇴하라"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매일신문 DB.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매일신문 DB.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중국 칭화대 법학석사 논문에서 탈북자를 '배반하고 도망간 사람'이라는 뜻의 '반도자'((叛逃者)로 표현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탈북자 출신의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탈북민을 반도자로 비하한 김민석 총리 후보자는 즉각 사죄하고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21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가 논문에서 쓴 '도북자' '반도자'라는 표현을 거론하면서 "이는 북한과 혈맹인 중국조차 사용하지 않는 용어"라며 "대한민국의 총리가 되겠다는 사람이 우리 탈북민들을 '조국을 배반한 자'라고 부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씨 정권에 반대한 것이 '조국을 배반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 헌법은 북한을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다"며 "우리의 북쪽 영토를 불법점거한 공산독재세력을 반대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민석 후보자의 정체성은 무엇이냐"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이런 사람을 총리로 허락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김 후보자가 자신의 칭화대 석사논문 중문본 '감사의 글'에서 쓴 '반도자'라는 표현은 대개 조국을 배반하고 도망간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주로 기아에 시달리는 등 경제적 이유로 북한을 탈출하는 탈북자와는 거리가 있는 표현이다.

또 김 후보자가 논문 중문본 요약문에서 16차례나 사용한 '도북자'라는 표현은 '북한에서 도망간 사람' 정도의 뜻으로 알려져있다.

박충권 의원은 함경남도 함흥 출신으로, 북한 국방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미사일 연구원으로 있다 탈북했다.

한편, 국민의힘 역시 김 후보자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언론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석사학위 제목에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탈북자 대신 북한에서 도망간 사람을 뜻하는 '도북자'로 표기하고, 감사의 글에서는 '반도자'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북한이탈주민은 인권 탄압을 피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소중한 자유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며 "배반하고 도망간 사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김 후보자는 누구 편인가. 탈북자들이 무엇을 배반했다는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전날 주간조선은 김 후보자의 65페이지 분량 칭화대 석사학위 논문을 확보해 중국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탈북자(脫北者)'라는 용어 대신 '북한에서 도망간 사람'이란 뜻의 '도북자(逃北者)'와 '반도자'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박충권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박충권 의원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