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한' 대세론 깬 4파전…與 당권 경쟁 치열

입력 2024-06-23 17:50:56 수정 2024-06-23 19:36:49

윤상현·나경원·한동훈·원희룡 전당대회 출마 선언
한동훈, 당정관계 수평적 재정립…원희룡, 대통령과 신뢰관계·원팀 강조
나경원, 보수재집권·당정동행 언급…윤상현 "이기는 DNA 찾아와야"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4파전 구도로 짜여졌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각각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왼쪽 세 번째)은 지난 21일 인천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4파전 구도로 짜여졌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각각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왼쪽 세 번째)은 지난 21일 인천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당초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에서 중량급 인사들의 잇따른 당권 도전으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4파전' 으로 치러지게 됐다.

23일 국회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연이어 출마 선언을 하며 초반 기싸움에 나섰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의원까지 4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펼치는 상황이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총선 패배 후 물러났던 한 비대위원장의 전대 출마 의지가 감지되면서 사실상 대세론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선거 패배를 하긴 했지만 친윤 핵심으로 직전 법무부 장관을 맡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각을 세우며 여야 대치 국면의 선봉장으로 서는 등 당원의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 당권 도전 시 영향력이 크다는 주장이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당정 관계가 엇박자를 보이기도 했고 현재는 친윤계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거리가 멀어진 상황이다.

한 위원장은 출마 선언에서도 당정관계의 수평적 재정립과 정부 견제 및 비판 역할 등을 강조하고 쟁점인 채상병 특검법 관련해서도 국민의힘이 반대하기 어렵다며 당정과 달리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보수 정치' 재건·혁신을 언급하며 중도·수도권·청년 정치를 향한 확장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수도권 대패에도 중진의 저력을 보여주며 생환한 나 의원과 수도권 3선, 광역단체장 재선 경험으로 이 대표와 인천 계양을에서 맞붙었지만 석패한 원 전 장관, 중진 윤상현 의원 등 국회 경험이 많은 인사들의 당권 도전이 변수가 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나 의원은 이날 보수 재집권을 강조하면서 '당정동행'을 말했다. 아울러 계파나 줄 세우는 정치, 줄서는 정치는 자신에게 없다며 정부와 각 세울 것도, 눈치 볼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원 전 장관은 이날 대통령과의 신뢰를 강조하면서 여러 현안에 대해 대통령실과 상호간에 충분한 대화 및 존중을 통해 설득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원내에 치우칠 수 있는 당의 운영을 원내 외 다시 원팀으로 만들고, 대통령실‧정부와 소통하며 국정 참여를 최대한 할 수 있도록 넓게 아우르는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 당원 비율이 8대 2이니까 당원들이 결국 친윤을 뽑을지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사람을 뽑을 지에 대한 판세"라며 "어대한이라는 것은 대통령하고 거리는 벌리면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일정 수준 담보하는 것이었는데 대통령이 먼저 한동훈을 내치는 것이 아니라 한동훈 후보가 대통령을 밀어내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총선을 거치면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홀로서기가 시작됐다"며 "홀로서기에 대한 심판이 이번에 당 대표 경선이고 당선된다면 막강한 대선 주자가 되겠지만, 진다면 역사 속에만 남고 잊혀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