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문화권 대해부] 이대로 '방치'되게 둘 것인가… 전문가들이 말하는 해법은?

입력 2024-05-23 19:32:00

우후죽순 생겨난 각종 '탐방로'들… 외면 받는 곳 상당수
전문가들 "지역 주민 중심 민간협의체 조직·홍보 강화 필요"

지난 6일 오후 2시쯤 찾은 경북 청송군의 솔누리느림보세상 탐방로는 사실상 나무 데크길만 조성된 수준이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6일 오후 2시쯤 찾은 경북 청송군의 솔누리느림보세상 탐방로는 사실상 나무 데크길만 조성된 수준이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콘텐츠 부실, 지자체의 활성화 의지 부족 등 여러 이유로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긴 채 시설 유지·보수를 위한 세금만 낭비하는 관광지가 많다.

특히 관광 트렌드가 단체에서 개인 위주로 변하고, '힐링' 키워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생태 탐방로들이 관광자원으로 많이 개발됐으나, 그 가운데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방치된 곳도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 주민 중심의 민간협의체를 조직하고, 주변 상권·문화 인프라 개발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역지자체 주도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상일 대구가톨릭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활성화 방안을 구상할 때 용역 업체 의견만 듣는 경우가 있는데, 외지 전문가들이 단기간에 둘러보고 제시한 대안과 보고서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며 "잘되길 가장 바라는 사람들 즉 그 지역 내 주민들, 사회경제 조직, 학계 전문가들을 모아 상설 기구로 운영하며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단순히 산책만 하려고 먼 거리에 있는 길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관광지의 매력을 올리려면, 그 길 주변에 카페, 식당 등 '먹을 것'과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요소가 '걷는 것'과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재일 대구정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워낙 오랜 기간 진행된 사업이고, 담당했던 인원들이 많이 바뀌어 사업 종료 후엔 관심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광역지자체와 시군 사이에 협업과 활성화 대책을 추진할 체계적인 중간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난 2021년 경북에서 3대 문화권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3대 문화권 활성화를 위한 홍보와 국내·외 교류 협력 사업을 추진할 근거가 마련됐다"며 "각종 탐방로 등 2개 이상 기초지자체에 걸쳐있는 경우가 많아 이를 아우를 광역지자체가 중심이 돼 홍보 활동을 펼쳐야 한다. 걷기 대회 등 방문객이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 위주로 홍보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