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분야 애물단지 '탄산염', 금속+공기로 전기 만드는 '귀한 몸' 변신

입력 2024-05-09 15:32:14

포스텍 연구팀, 공기만으로 구동가능한 고에너지·고효울 전고체 나트륨-공기 전지 개발

연구를 주도한 포스텍 강병우 교수(왼쪽)와 박희택 박사. 포스텍 제공
연구를 주도한 포스텍 강병우 교수(왼쪽)와 박희택 박사. 포스텍 제공

포스텍(포항공대) 신소재공학부·친환경소재대학원 강병우 교수, 신소재공학과 박희택 박사(현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연구팀은 공기만으로 가역적 구동이 가능한 고에너지·고효율 전고체 나트륨-공기 전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특히 2차전지 분야에서 쓰임이 없다고 알려졌던 탄산염을 활용해 특별한 장비 없이 나트륨(Na)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2차전지는 전기자동차나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친환경 기술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기술이다.

차세대 고용량 2차전지로 알려진 '금속-공기 전지'는 지구상에 풍부한 산소와 금속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전지다.

금속과 산소가 반응하는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 인해 탄산염이 형성되는데, 이 탄산염은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천덕꾸러기 취급받던 탄산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나트륨계 산화물인 나시콘(Nasicon)을 이용했다.

나트륨과 지르코늄 등 여러 원소로 구성된 나시콘은 고체 상태에서 이온을 이동시키는 고체 전해질로, 전기화학적 혹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다.

이러한 나시콘 고체전해질을 사용하면 나트륨 금속이 있는 전극이 공기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데다 전지 구동시 형성되는 탄산염 분해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산염의 가역적인 전기화학 반응은 전지의 에너지밀도를 높였고, 전지를 충·방전할 때 발생하는 전압 차이도 줄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결과를 냈다.

또 연구팀이 개발한 전고체 나트륨-공기 전지는 나트륨 이온을 전극 내부로 빠르게 전달해 전기를 출력하는 성능도 크게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병우 교수는 "차세대 고에너지 금속-공기 전지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탄산염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았다"며 "산소를 선별하는 별도의 장치 없이 금속과 공기만으로 전지를 구동하는 등 고체 전해질 기반 전지 플랫폼을 통해 차세대 전고체 금속-공기 전지 분야를 선도해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