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이 전국 법원 중 처음으로 눈썹 문신 시술의 의료법 위반 여부를 따지는 국민참여재판을 연다. 대법원과 대다수 하급심은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 행위를 불법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청주·부산지법 등 일부 하급심은 대법원 판례를 따르지 않고 시술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 판결이 엇갈리는 현실에서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이 어떤 판단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는 오는 13∼14일 수백여 명에게 눈썹 문신을 시술한 혐의로 기소된 비의료인 A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A씨 행위가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한 관련 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 2022년 11월 약식 기소했고 법원은 A씨에게 벌금형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국민참여재판으로 이어졌다.
이번 국민참여재판의 핵심 쟁점은 문신 시술이 의료법이 금지하는 의료 행위(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검찰 및 피고인 측은 피부과·성형외과 전문의, 보건 전문가 등을 증인으로 내세워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국민참여재판 결과는 문신 시술 관련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불법'이란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32년 지났다. 그동안 문신 시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국회에는 비의료인의 문신 합법화 법안이 계류돼 있다. 정부는 문신 시술을 비의료인도 자격증을 따면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국내서 이뤄진 문신 650만 건(추정) 대부분은 문신 시술사 20만 명이 시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의사만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신을 시술하는 의사는 없다. 제도권 밖의 시술은 범법자를 양산하고 보건위생의 위험을 안고 있다. 법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이번 국민참여재판이 문신 시술 논란을 해결하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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