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2023년 당기순이익 -407억원, 왜?

입력 2024-05-06 15:26:30

의료공백 사태로 올해 적자폭 더 늘어날 가능성 커

경북대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외래접수 창구를 지나가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경북대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외래접수 창구를 지나가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2022년 국립대병원 중 가장 큰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던 경북대병원이 지난해는 적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상황의 종료와 이를 대비한 시설 투자 등이 그 원인이지만 올해 의료공백으로 적자 폭이 더 커질 상황에 놓였다.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공개된 지난해 국립대병원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분당서울대병원을 제외한 모든 국립대병원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 중 대구경북의 국립대병원인 경북대병원은 2022년만해도 7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40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경북대병원의 지난해 총 수입은 8천431억원이었고 총 지출은 8천839억원이었다.

경북대병원이 지난해 적자로 전환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종식되면서 정부가 지원해줬던 코로나19 대응의료기관에 대한 손실보상금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 있다.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경북대병원은 코로나19 대응의료기관으로 선정됐다. 그 동안 경북대병원은 감염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다른 환자 진료에 병상을 사용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을 보상받아왔다. 그 손실보상 금액이 2022년에는 1천115억원 가량이었으나, 지난해에는 87%가 삭감된 142억원이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적자폭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여기에는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어린이병원 등을 운영하면서 생긴 '착한 적자'도 포함돼 있다"며 "국립대병원이 가지는 공공 의료기관으로써의 역할도 해야 하다 보니 들어가는 투자금액도 적지 않아 적자폭 줄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북대병원의 의료이익 적자는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19년 100억원 수준이었던 의료이익 적자폭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509억원으로 늘어나더니 2021년 529억원, 2022년 454억원, 지난해에는 59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 조차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으로 이 적자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양동헌 경북대병원장은 "코로나19도 상황이 종료됐고 서울로 환자들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의료 장비 등을 마련하면서 적자폭이 다소 늘었다"며 "올해 심기일전해 지역민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했는데 하필 의료공백 문제가 겹쳐 적자폭 줄이기는 정말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털어놨다.

한편, 전국 국립대병원 중 가장 큰 적자를 본 곳은 충남대병원으로 약 83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서울대병원은 약 4억원의 적자를 기록 가장 적은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