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대신 주차장 지키라고?"…군인에 시킨 폭염 갑질 논란

입력 2025-08-21 09:18:42

무더위 속 군복 입고 주차장 빈자리 지킨 군인…영상 퍼지며 누리꾼 비판 쏟아져

'도참시 블랙박스' 유튜브 화면 캡쳐.

한낮 폭염이 이어진 날, 군복을 입은 한 남성이 주차장을 지키고 서 있는 장면이 포착돼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 속 남성은 장애인 주차구역 옆 빈 자리를 차지한 채 차렷 자세로 수 분간 움직이지 않았고, 무더위 속에서도 자리를 떠나지 않아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채널 '도참시 블랙박스'를 통해 지난달 공개된 것으로, 경기도의 한 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서 촬영된 장면으로 추정된다. 블랙박스 차량이 주차 공간을 찾으며 접근하자 군인은 손을 흔들며 주차가 불가하다는 신호를 보냈고, 차량 운전자는 별다른 대화 없이 현장을 지나쳤다.

영상을 제보한 운전자는 "무더운 날씨에 군인이 왜 그런 자리에 서 있어야 했는지 의문이었다"며 "언쟁보다는 그냥 피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자리를 떠났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뒤늦게 확산되며 시민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군복을 입은 남성의 손에 들린 간부 수첩을 근거로, 일부 누리꾼들은 상급자 차량을 위해 주차 공간을 '사수'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여름철 노출이 거의 없는 군복 차림으로 햇볕 아래 장시간 서 있는 것은 인권 침해에 가깝다", "주차장 자리까지 군인이 맡아야 하나", "간부 지시라면 명백한 갑질" 등 비판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나라를 지키러 입대한 청년에게 주차 공간을 지키게 하는 게 말이 되냐"며 군 내부 문화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해당 장면에 등장한 인물의 소속 부대나 정확한 상황 경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군 당국의 공식 입장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영상은 확산 이후에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