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찾는 경증환자 다시 늘어날라…정부 "이용 자제" 당부

입력 2024-05-05 15:33:06

근로자의 날 응급실 이용 경증환자 수 35.3% 증가

전공의 집단행동이 한 달간 이어지고 있는 1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 관계자가 응급의료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행동이 한 달간 이어지고 있는 1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 관계자가 응급의료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공백 시작 후 응급실을 찾는 경증환자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지만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응급실 이용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응급실 내원환자 중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상 응급환자에 해당하는 1~2등급 환자 비중은 의사 집단행동 이전인 2월 1주 13%였다.

의료공백이 시작되면서 이 비율은 2월 4주 15.8%로 증가했고 3월 3주에는 17.3%, 4월 4주에는 16.5%로 집계됐다. 이는 응급실을 이용하는 환자 중 중증환자의 비중이 꾸준히 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근로자의 날이었던 지난 1일에는 중증 응급환자 수가 전주 대비 9.2%나 줄었다. 반면 중등증(중증과 경증의 중간) 환자 수는 전주보다 4.6% 늘었고, 경증환자 수는 35.3%나 급증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경증환자가 응급실을 찾는 이유로는 근처 동네 병원이 휴일이거나 빨리 치료를 받으려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1차의료기관에서 주치의적 일차의료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고통이 심한 환자일 수록 응급실을 많이 찾지만 실제로는 중증이 아닌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응급실을 찾은 경증환자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 "근로자의 날 휴무에 따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경증 환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로 접어드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비상진료체계가 장기화하면서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이용이 조금씩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더 아프고 위중한 환자를 위해 대형병원 이용을 자제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중증·응급환자 진료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지속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권역응급의료센터 일평균 응급실 내원환자 수는 2월 1주 4천450명에서 2월 4주 2천854명으로 64.1% 수준으로 감소한 뒤 3월 3주 2천926명, 지난주 3천93명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중환자실 입원환자 수는 2월 1주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환자실 입원환자 수는 상급종합병원은 2월 1주의 85% 수준이며, 전체 종합병원은 94%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