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매입임대주택, SH 아파트보다 더 비싸"…LH 측 "단순 비교 무리"

입력 2024-05-02 16:20:22 수정 2024-05-02 20:46:49

2021∼2023년 3년간 분석…"매입 가격 기준 강화해야"

2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2021~2023 LH 매입임대주택 실태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2021~2023 LH 매입임대주택 실태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3년간 임대주택을 사들이는 데 지출한 비용이 10조8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8조7천억원은 기존주택 매입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약정 매입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의 '2021∼2023년 3년간 연도별 LH 임대주택 매입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LH가 임대주택을 매입한 금액은 10조8천억원, 전체 매입 호수는 3만9천호 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5조3천억원(2만695호), 2022년 4조1천억원(1만4천72호), 2023년은 1조4천억원(4천620호)로 감소했다.

주택 1호당 가격은 2021년 2억5천만원에서 2022년 2억9천만원, 2023년 3억1천만원으로 상승했다.

경실련은 호당 매입 가격이 상승한 것은 LH가 '약정 매입' 방식에 비중을 늘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LH의 주택 매입 방식은 건설이 완료된 주택을 매입하는 기존주택 매입 방식과 민간 건축 주택을 사전에 약정을 체결하고 준공 후 사들이는 약정 매입 방식으로 나뉜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약정 매입에 투입된 비용은 8조7천억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경실련은 약정 매입 방식은 신축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의 토지 매입비용 및 건축비 거품 등이 모두 가격에 반영되므로 기존주택 매입보다 가격이 더 비쌀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도시주택공사(SH)의 위례 지역 아파트 분양 원가는 1평당 1천370만원인데 LH가 약정매입 방식으로 서울지역 아파트를 구입할 시 매입 금액은 1평당 2천832만원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매입임대 주택을 건설원가 이하로 매입하도록 가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LH는 신축매입약정 주택 매입가격과 신도시 내 단지 분양가를 단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LH는 "SH공사의 위례 아파트는 도심 외곽 그린벨트 해제 후 수용방식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토지를 확보한 사례로 LH의 도심 내 주택을 매입하는 신축 매입약정사업과 단순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축 매입약정사업은 수요맞춤형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으며 전세난 해소 등을 위해 매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매입가격 산정 시 감정평가 관련 법규에 따라 원가법에 의한 산출된 금액으로 평가금액의 적정성을 검토하도록 해 매입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