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부터 5월 10일까지
미술의 가장 기초 재료인 종이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수십년간 종이 재료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바탕으로 예술적 표현의 정점에 다다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달서아트센터 달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원로작가 송광익 초대전 '지(紙)에서 지물(紙物)로'는 전시 제목처럼 종이가 작가의 상상력, 기술력을 입어 입체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신문지, 잡지, 계란판 등 종이로 된 소재를 활용한 작품과 함께, 한지에서 찾아낸 공간적 표현이 돋보이는 '지물' 시리즈 신작과 설치 작업 등을 선보인다.
1948년생인 송 작가는 수창초, 계성중, 계성고를 졸업하고 계명대 사학과에 진학했다. 유물 속 그림에 매료돼 미술학과로 전과한 그는 이후 계명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와 일본 규슈산업대학 대학원 미술연구과에서 수학했으며,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 참여와 개인전 개최, 2013년 금복문화상 수상 등 지역 출신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상처 받고 억압된 인간과 사회,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대한 직관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발표해온 그는 예술세계 후반기에 한지라는 재료에 천착하며 섬세하고도 강렬한 표현을 펼쳐왔다.
조동오 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은 "작가에게 한지는 현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복잡한 관계들을 다양한 시각적 결과물로 보여주는 재료로 적합했을 것이다. 한지의 흡수력은 다채로운 색채의 변조를 보여줄 수 있으며, 유연성은 한지를 찢고, 접고, 자르는 데 용이했을 것이고, 입체 공간을 구성할 수 있는 강도와 내구성도 두루 갖춘 재료"라며 "또한 한지의 투과성은 공간과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미세한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는 현실을 관찰하고 분석해 절제된 작업을 보여주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상상력과 열정, 새로움이 그에게 내재돼 있음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5월 10일까지. 053-584-8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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