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철로 맹지'에 조성한 무료 공영주차장, 장기 주차로 몸살

2022년부터 2차례 걸쳐 매호동 철도 용지에 노상 캠핑카 주차장 조성
국가철도공단 소유 부지…임대료 지급하며 맹지 활용 중
장기 주차 차량에 회전률 낮아…7월부터 추첨 배정제로 지정 주차

4일 대구 수성구 매호동 철로 하부 공간에 조성된 무료 공영주차장이 캠핑카 장기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수성구 매호동 캠핑카 주차장. 김지수 기자

대구 수성구가 철로 하부 공간에 조성한 캠핑카 공영주차장이 '초장기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시 무료 개방 방식을 악용하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수성구청은 오는 7월부터 추첨을 통한 주차면 배정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4일 오후 방문한 수성구 매호동 철길 교각 아래에 있는 공한지 주차장은 갖가지 캠핑카와 화물차 등으로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이곳 주차장은 수성구청이 최근 2년 간 만든 장소다. 주택가 골목과 아파트 단지 내 캠핑카 주차로 인해 주차 공간이 부족하고 미관을 해친다는 민원을 해소하고, 철로 하부 공간 불법 경작까지 근절하는 해법이었다.

구청은 우선 2022년 6월부터 12월까지 매호동 314-1번지 외 8필지의 철도용지 3천966㎡에 주차면수 46면(캠핑카 31면, 일반 15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1차로 조성했다. 이어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는 인근 매호동 325-1번지 외 3필지 3천104㎡ 공간에 55면(캠핑카 22면, 일반 33면) 규모의 주차장을 추가로 마련했다.

두 부지는 국가철도공단 소유 부지로, 수성구는 매년 약 800만원의 임대료를 지급하며 공영주차장을 운영 중이다.

문제는 이곳 주차장에 차량을 월 단위로 사실상 방치해두는 얌체 이용객들이다. 다수 구민들이 번갈아 주차장 이용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애초 조성 취지였지만, 무료 상시 개방인 탓에 '회전율'이 낮고 여기서 비롯되는 민원도 많았다는 것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이용 차량의 70~80% 정도가 짧게는 2, 3개월, 길게는 반년 이상 주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수시로 차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본인의 캠핑카를 쓰는 동안은 승용차를 갖다 두기 때문에 주차 칸을 특정인이 사실상 점유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수성구는 오는 7월 추첨 배정제 도입에 앞서 상시 주차 차량을 이동하도록 계도하고, 캠핑카 주차 면수를 늘리는 등 사전 준비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아울러 1차로 조성한 주차장은 캠핑카 전용 주차장으로 재조정한다. 지난달 추가 조성한 주차장 역시 승용차 주차 면수는 4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캠핑카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지정 주차제 도입 전 노후 시설물 정비, 홍보 등 사전 준비를 거치고 오는 7월부터는 추첨 배정제를 시행할 방침"이라며 "또 현재 50% 수준에 불과한 수성구민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배정제 도입 시 수성구 주민 70~80% 가량 이용할 수 있도록 배정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