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또 교과서 역사 왜곡을 일삼고 있다. 3월 26일은 안중근 장군이 순국한 지 114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가 뤼순의 차디찬 비바람 속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지 5개월도 되지 않아 대한제국은 완전한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버린다. 그러나 일본은 안중근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만은 앗아갈 수 없었다.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이 박탈되자 망국을 참지 못한 시종무관 민영환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결한다. 이 상황에서 이토가 1905년 12월 21일 초대 통감으로 임명되고, 1906년 2월 1일에는 광화문 앞에 통감부가 설치된다. 이어 1907년 정미 7조약으로 대한제국군 군대가 해산되자, 안중근은 행장을 꾸려 가족과 이별하고 북간도·연해주·블라디보스토크 등지에서 의병장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한다.
안중근은 "한국인이 만일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다면, 설사 일본이 패망해도 다시 다른 도둑의 손안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러므로 한번 의병을 일으키고 스스로 강한 힘으로 국권을 회복해야 건전한 독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며 동포들에게 독립과 저항을 역설한다. 그즈음 국민 계몽과 독립 정신을 고취하는 것이 그의 일상이었다.
안중근은 먼저 전 재산을 처분해 삼흥학교를 세우고, 천주교에서 운영하던 돈의학교를 인수해 인재 양성을 주도한다. 그가 뮤텔 주교에게 대학 설립을 건의하지만, 주교는 교(敎) 믿는 일에 좋지 않을 것이라며 핀잔한다. 이때부터 안중근은 나라의 독립과 인재 양성을 위해 스스로 교육자로 나서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다.
안중근이 「동양 평화론」(1910)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중·일이 평화롭게 잘 지내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한 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도 그의 바람과 달리 중국은 북한을 응원하는 엄연한 공산국가이다. 일본도 우리와 우호적이지만,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등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언제나 적이 될 수 있다.
혹자는 일본의 식민 통치를 우호적으로 말한다. 주권이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일본의 식민 통치에 우호적인 평가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떤 경우이든 나라의 주권이 상실되었는데, 반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굴욕이며 치욕이다. 또 다른 혹자는 안중근의 이토 저격도 비하하면서, 이토가 아니라 미우라나 데라우치를 죽였어야 했다고도 한다.
이미 일본과 미국은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제국주의적인 속내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사소한 것으로 안중근의 거사를 비하하는 것은 매국 행위이다. 이토를 척살한 것은 우리의 울분을 달래준 상징이었으며, 우리가 노예가 아니라 정당하게 저항한 엄존(儼存)한 민족이란 것을 전 세계에 알린 것이다.
안중근은 재판정이나 감옥에서 말과 행동에 절제와 품위를 보였다. 그는 이토 살해는 대한의 독립전쟁 수행 중 의군 참모 중장으로서 조국을 위해 한 것이지, 보통 자객으로 한 일이 아니니 피고가 아니라 '포로'라며 자신의 신분과 직분을 당당히 밝히는 기개를 보인다.
동시에 국모 명성황후 시해 죄, 고종 황제 폐위 죄, 무고한 한국인을 학살한 죄, 군대를 해산한 죄 등 이토의 죄상(罪狀) '15개 항목'을 엄정하게 언급한다. 방청석의 여러 나라 기자들과 지식인들, 심지어 일본 재판관과 검찰관도 안중근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뤼순 감옥의 간수였던 치바 토시치는 안중근을 대하면서 일본이 한국을 무단으로 지배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러 번의 신문과 재판을 지켜보면서 안중근의 언행이 의롭다는 것도 확신한다. 치바는 안중근이 사형 직전에 써준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란 유묵과 영정을 고향 대림사(大林寺)에 모시고 죽을 때까지 제사 지낸다. 이는 안중근의 거사가 정당했고, 동양 평화와 독립을 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4·10 총선에서 유권자가 뽑지 말아야 할 인물은 일신의 영달이나 사리사욕을 위해 개인에게 맹종하는 후보자이다. 우리는 국민의 계몽‧교육과 독립을 위해 전 재산과 목숨을 바친 안중근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이어갈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이 혼란한 시국에 안중근 장군같이 나라의 위기를 먼저 생각하며 자신을 희생한 위국헌신의 공복을 선출해야 한다. 그래야 이 나라에 희망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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