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들과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의 뇌물 수수 사건과 김용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들이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총 5명) 이들 '대장동 변호사'들은 당내 경쟁자들에 비해 특별히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음에도 현역 의원이나 총선 출마를 오래 준비해 온 인사들을 꺾었다. 이에 앞서 민주당에서는 친명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고 비명 인사들은 탈락하는 '친명횡재-비명횡사'가 있었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해 보이는 친명 후보들이 당내 경쟁자들을 꺾는 과정에는 이 대표가 자랑하는 '시스템 공천'이 있었다. 친명엔 단수공천, 비명 현역엔 하위 평가로 불이익, 특정인에게 유리한 경선 투표 비율(당원과 지역 유권자 비율) 조정, 강력한 경쟁자 공천 배제 등등 적재적소에서 '시스템 공천'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막말 논란에 휘말려 있는 친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이 경선에서 합리적 의원으로 평가받는 박용진 의원을 꺾는 기염을 토한 것도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경선 득표 30%를 감산하는 '시스템' 덕분이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도 이런 '막가파식 공천'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들이 많다. 공천(公薦)이 아니라 사천(私薦), 해도 해도 너무 한다며 한숨 쉬는 사람들도 있다. 한숨 쉬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들은 이 문제를 상식선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상식적 인식 체계'를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 없다. 그는 타인의 사정, 울분, 손해, 호소에 신경 쓰지 않는다. 이 대표가 얼마 전 민주당 내 하위 20%로 평가받은 의원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동료 의원 평가에서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며 웃음을 터트린 것이나, 주변 사람들이 숱하게 죽어도 신경 쓰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달 4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양산 회동'을 하고도 친문을 왕창 날려 버린 것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전혀 상식적이지 않아도 걱정할 것이 없다. 그가 무슨 일을 벌여도 '개딸들'이 굳건하게 지지하고, 불공정 공천을 비판하던 김부겸 전 총리는 정계 은퇴 선언까지 해 놓고 꾸역꾸역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고, 뒤통수 제대로 맞은 문 전 대통령은 한마디 내색도 못 하니 말이다. 이 대표는 좋겠다.
조두진 논설위원 earful@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촉법인데 어쩌라고"…초등생 폭행하고 담배로 지진 중학생들
"죽지 않는다" 이재명…망나니 칼춤 예산·법안 [석민의News픽]
[매일춘추-김미옥] 볼 수 있는 눈
이재명 사면초가 속…'고양이와 뽀뽀' 사진 올린 문재인
대구경북 대학생들 "행정통합, 청년과 고향을 위해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