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앙로 근처에 위치한 지역 책방 '딱빵', 2월 오픈
"지역 작가와 출판사를 위한 책방, 그들의 모임 장소로 활용"
"궁극적으로는 지역의 문학계도 잘 살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파"
"지역 문학이 살아야 합니다. 지역 작가와 출판사, 동네 책방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최근 찾은 대구 중구 중앙대로에서 거리와 어색하게 느껴지는 상가가 눈에 들어왔다. 식당과 술집, 카페 등이 거리를 이루고 있는 이 거리에 파란색과 노란색, 회색 등의 색으로 세련되게 디자인 된 1층짜리 상가 건물이 있었다. 특히 상가의 출입문이 수 십 권의 책이 꽂혀있는 책장으로 만들어 졌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은 지역 작가와 출판사의 책만을 다루는 동네 책방, '딱빵'이다. 이은희 딱빵 대표는 "지역 문학을 살리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 지역 작가와 출판사, 그리고 동네 책방도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로컬(지역)'이 곧 우리나라 전체로 뻗어져 나가고, 이것이 다시 세계로 뻗어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딱빵 안에 들어서니 진귀한 장면이 펼쳐졌다. 책이 포장지로 다 가려져 있어, 책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블라인드 책' 시스템이 바로 그것. 책을 감싼 포장지 위에는 작가가 책에 대해 소개한 글귀가 적혀 있있고, 마음에 드는 것을 찾아 구매하는 시스템이다.
이 대표는 "각 책은 수 백 페이지로 이뤄져 있고, 셀 수도 없이 많은 문장들이 이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런데, 독자들이 이를 하나하나 다 공감하고 이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작가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는 글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면, 그 글귀 한 줄과 문장이 감동을 주는 게 아니겠는가. 이에 이런 판매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딱빵에서는 지역 출신 작가 혹은 출판사가 출간한 책 12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딱빵'에서 자체 제작해, 지난해부터 펴내고 있는 계간지 'Museum Opus(mo)'까지 총 13종류다. mo에서는 박물관을 중심으로 그 도시에 있는 미술관, 전시관 등 공공문화공간을 다루는 잡지로, 지난해 12월에 출간된 'mo-고령 편'이 특히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대표는 "유물이 곧 역사이고, 도시를 대표할 수 있다. 그래서 mo의 창간을 기획했다. mo창간호는 미국의회도서관, 미시대학교도서관, 콜롬비아대학교도서관에도 비치돼있는 등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였다"며 "이것이 지역의 세계화다. 이런 지역의 힘을 2030 젊은 청년들에게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청년'과 '지역'을 언급했다. 그는 "사람들이 '글'과 친해졌으면 좋겠다. 글은 사람에게 힘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글의 힘을 멀리, 특히 청년들에 퍼뜨리고 싶다"며 "또 이를 지역과 함께 연계한다면 더욱 좋지 않겠나. 이 동네 책방이 지역 작가와 출판사 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들 편하게 와서 문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랑방'으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점명인 '딱빵'의 뜻은 인터뷰 마지막에야 들을 수 있었다. 그 뜻 안에 이 대표가 궁극적으로 '딱빵'을 오픈한 이유가 있었다.
"먼 여행(여정)을 떠날 때는 기본적인 양식이 필요합니다. 딱딱한 빵은 물렁한 빵과는 다르게 먼 여행을 갈 때도 들고 갈 수 있습니다. 그 양식이 바로 딱딱한 빵입니다. 씹을수록 맛있는 딱딱한 빵처럼, 읽을수록 재밌고 씹을수록 재밌는 지역의 책을 '딱빵'에서 소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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