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사생결단 대결이 벌어지고, 양당 기득권의 정치 극복을 내건 3지대의 이준석, 이낙연 신당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 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여론조사 수치를 봐도 정치권의 앞날은 혼돈 그 자체다.
대체로 정부와 정당은 역할이 나뉘어 있어서 정부 평가는 대통령 지지율, 정치와 선거는 정당 지지율로 판단한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여론조사에서 가장 큰 특징은 단순 국정평가뿐만 아니라 선거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보다 우선한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는 그러한 현상이 더 심해졌다.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과 선거 전략을 벤치마킹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 왜 대통령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을 우선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대통령실이 당에 대해 수직적 우위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정당 간 대결로는 정치적 승부가 날 수가 없고 대통령을 중심으로 승부가 벌어지며 그래서 김건희 여사도 그 중심에 선다.
그럼 대통령 지지율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대통령은 소속 정당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정을 운영하여야 한다. 그러기에 대통령 지지율은 누구보다 더 잘하느냐로 상대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직 수행 그 자체에 대한 절대평가다. 이러한 대통령 지지율은 상대평가의 정당 지지율보다 높을 수밖에 없고 100%가 기준점이다.
실제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직후 가장 높았을 때 80%대에서 임기 말 가장 낮을 때는 10% 전후였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에서 임기 초 지지율이 60% 전후로 낮아지더니 윤석열 정부에서 50% 전후까지 낮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문재인 정부부터 한편에서는 국가나 국민보다는 진영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였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에서는 임기 말 낮은 지지율로 고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려다 지지층도 놓쳤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 중심의 통합 에너지보다는 진영 지지층 중심의 분열 에너지로 국정을 운영하였으며, 그 지지율 관리 목표치는 40%가 마지노선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럼 왜 40%인가?
첫 번째 이유는 대통령 레임덕 관리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서 레임덕 조짐, 20%대가 되면 레임덕 현상이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는 탄핵으로 들어선 정부이기에 태생적으로 50%대 이상 지지율을 유지 관리하기가 여의치 않았기에 그럴 바에는 레임덕을 막기 위한 40%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여진다.
두 번째 선거 전략 때문이다. 40%대만 유지하면 절대 선거에서 지지 않는다. 구도에 따라서 40%의 ± 변동 폭은 있을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20% 정도 부동층을 뺀 80%의 절반이다. 그래서 당을 수직적으로 장악한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40%도 쉽지 않기에 마의 40%라 한다.
그럼 지금 판세는 어떠한가? 한마디로 말해 대통령 지지율과 여야 정당 지지율에서 어느 하나 확실하게 40%를 넘지 못한다. 그러기에 여당은 총선 전까지 대통령 지지율이나 한동훈의 국민의힘 지지율을 40%로 끌어올려야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직 평가나 당 지지율을 40%대까지 확보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특히나 여당과 현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진영 지지층 중심 40% 전략을 벤치마킹했다면 40%의 중요성이 더더욱 커진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은 심판론이 따르기 때문에 그렇다.
현재 여야는 국민 승리 목표인 50% 과반의 지지는 고사하고 선거 승리를 위한 40%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4월 10일에는 선거의 승패가 날 것이며 승리한 당과 당선인의 정치생명은 연명되겠지만, 국민의 승리는 될 수 없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평소 40%대의 민심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선거 결과는 누가 이기든 정치적 불투명성만 키우고, 남은 대통령 임기 3년 동안 차기 권력의 싸움판이 될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정치 상황을 혼돈의 시대라 하고 암흑기가 될 것을 우려한다. 이는 달리 말해 결국 국민만 더 힘들어지고 국민이 국가를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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