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팔도명물] 진해만 피조개

입력 2023-12-20 12:54:39 수정 2023-12-20 19:17:42

영양 풍부한 겨울 보양식품 인기
빈혈·임산부·수험생·당뇨병 등에 도움
진해만산 품질 가장 우수…일본에선 '진카이'라 부르기도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추운 겨울에 보양식품으로 인기가 많은 피조개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주로 분포하지만 진해만산이 품질이 가장 우수해 진해 특산물로 꼽힌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추운 겨울에 보양식품으로 인기가 많은 피조개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주로 분포하지만 진해만산이 품질이 가장 우수해 진해 특산물로 꼽힌다.

예로부터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추운 겨울에 보양식품으로 인기가 많은 피조개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주로 분포하지만 진해만산이 품질이 가장 우수해 진해 특산물로 꼽힌다.피조개는 크기가 12㎝ 정도로 꼬막조개류 가운데 가장 크며 수심 5 ∼50m의 고운 모래펄에서 서식한다.

12월 찬바람이 불면 피조개 수확이 본격 시작된다. 피조개는 혈색소가 다른 패류와 달리 헤모시아닌이 아닌 헤모글로빈이다. 이로 인해 살이 붉게 보이기 때문에 피조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피조개는 다른 조개에 비해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은데다 빈혈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철분과 헤모글로빈이 다량 함유돼 있어 임산부의 영양 섭취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다 두뇌개발에 우수한 시스테인과 타로신이 함유돼 있어 수험생의 영양보충에도 좋다. 특히 타우린이 많아 시력회복 및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오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식욕증진과 소화기능을 도우고 갈증을 멈추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있다.

피조개는 봄에 파종해 2년 째 되는 해 12월부터 채취를 시작해 이듬해 5월까지 수확한다. 서식지인 바다환경이 좋을 때인 1970∼80년대는 매년 수확하기도 했다. 오늘날 진해수협의 위판량은 호황기의 10분의 1수준인 연 1000톤 정도로 금액은 100억원 정도다.피조개 속살은 벌건 피가 흐르고 살도 붉게보여 보기만 해도 자양강장제가 될 것은 생각이 드는데 그 때문인지 애주가나 식도락가들이 정력식품으로 자주 찾았다.

예전 서민들은 피조개를 겨울철에 주로 날것으로도 먹었지만 지금은 가공품이 많아 사시사철 신선한 피조개를 만날 수 있다. 필자는 진해수협 인근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갔다가 피조개 무침을 반찬으로 맛보았다. 피조개 요리 전문식당은 찾을 수 없었다.

진해만에서 채취 중인 피조개
진해만에서 채취 중인 피조개

◆ 피조개 양식하기에 최적지,진해만

오늘날 피조개는 95% 이상 양식이고 양식피조개 중 진해만산을 최고로 친다. 자연산 채취 작업을 하는데 들어가는 수고만큼 수익이 나지않고 대량생산을 위해 양식으로 바뀌었다.국내 수산물 양식의 본격화는 1960년 후반이었으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피조개 양식이었다. 1968년 정부의 지원과 함께 일본수출의 물꼬를 턴 것도 이때였다.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진해만은 피조개 양식하기에 최적지였다.

파도가 세지 않고 조류의 흐름도 적당했다.무엇보다 피조개가 서식하기 좋은 무르고 깨끗한 펄을 진해만은 가지고 있었다. 이후 1970년대 중반들어 진해만은 거의 피조개 양식장으로 변했다. 이 시기에 국내 최초로 피조개 종묘 배양도 성공했다. 연구진의 연구시작 10년 만이었다. 당시 정부가 피조개 수출이 달러를 벌어들이는 박스로 판단, 집중 육성을 위한 융자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에는 생산량이 정점에 달해 한해 생산량이 5만 여 톤에 이르고 수출액만도 1600억원에 이르렀다. 일본사람들이 먹는 초밥용으로 수요가 많았고 그 질이 우수해 일본 사람들은 진해만 피조개를 아카가이(일반 피조개)라 부르지 않고 '진카이' 라 부르며 특별히 대했다한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수온상승 등 서식환경이 나빠지면서 대량 패사와 종폐부족이 이어졌다.종폐 생존율이 40∼50%에 이르던 것이 1∼2% 대로 떨어지면서 연간 생산량은 2만 톤 아래로 떨어졌다. 200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연간 많게는 2000톤, 적게는 1000톤정도에 그치고 있다.일본 수출도 거의 끊기고 생산량도 줄어 내수용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다양한 가공품으로 주문만 하면 집에서도 피조개를 먹을 수 있게 됐다.
다양한 가공품으로 주문만 하면 집에서도 피조개를 먹을 수 있게 됐다.

◆다양한 가공품으로 피조개 판매

피조개는 날 것으로도 팔지만 요즘은 대부분 가공해서 판매하고 있다. 진해수협 수산물 판매장을 통하면 다양한 피조개 가공품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부터 피조개 제품이 해군의 식재료로 납품되고 있고 일부 기업체들도 식재료로 구입의사를 밝히고 있다한다. 70, 80년대 일본수출로 품귀현상이 빚어질 때는 서민들은 피조개를 먹을 엄두도 못내었다. 이제는 다양한 가공품으로 주문만 하면 집에서도 피조개를 먹을 수 있게 됐다.

지역에 따라 피조개는 새꼬막(고흥 여수 서천 당진 등), 뉘비꼬막(함평), 뉘비조개(고창) 털꼬막(진도 장흥 광양 하동 남해 등), 놀꼬막 (북평 해남),참꼬막 (고금도)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진해수산업협동조합 김용선대리는 "청정만인 진해만에서 생산되는 피조개는 대부분 가공해서 소비자들에게 팔고 있지만 그 인기는 여전하다 "며 "피조개를 드시고 싶은 분은 진해 수협(055-545-7201)으로 주문하시면 연중 신선한 피조개를 맛볼수 있다"고 말했다.

육질이 빨갛기 때문에
육질이 빨갛기 때문에 '피조개'

◆유사하지만 다른 꼬막 3형제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꼬막은 크게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피조개)으로 나뉜다.

참꼬막은 3개 꼬막 중에서 가장 크기가 작으나 쫄깃한 식감과 특유의 감칠맛과 해산물의 풍미가 깊어 그 맛이 으뜸이라 '참꼬막'이라 부른다. 생육기간이 3~4년 정도 소요되며 산지인 벌교에서 채취된 자연산이 주로 유통되나, 점차 생산량이 줄고 있어 지역특산물로 현지에서 소진되거나 가격이 비싸지고 있다.

새꼬막은 참꼬막보다 크기가 크고 표면에 솜털이 나있으며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다. 크기가 크기 때문에 수율이 높으며 전이나 부침으로 먹기에 좋다. 자연산이 주를 이뤄 남해에서만 나는 참꼬막과는 다르게 새꼬막은 2년 정도 자라면 식용할 수 있으며, 양식으로 남해와 서해안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따라서 가격이 저렴해 우리가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꼬막은 대부분 새꼬막이다.

마지막으로 크기가 가장 크고 육질이 빨갛기 때문에 '피조개'라고도 불리는 피꼬막이 있다. 보통 갑각류에는 청색의 피가 흐르는 데 비해 피조개는 헤모글로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가 붉은 빛을 내는 특성이 있다. 붉은 성분에는 철분을 비롯해 칼슘, 아미노산, 타우린과 아연 등 영양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육질이 탄력적이어서 주로 날로 먹거나 통조림을 만들기도 하며, 진해만 일대에서 양식 생산되고 일본으로 수출하며 인기 수출품목으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피조개 무침
피조개 무침

◆피조개 요리

피조개를 먹는 법은 다양하다 우선 간단히 먹는법은 피조개 회와 피조개 무침이다.

▷피조개 회 : 피조개 10개 초고추장 상추 깻잎 1. 피조개는 포장지를 찢지 않은 상태에서 해동한다.2.해동된 피조개를 접시에 담아 상추, 깻잎과 함께 먹는다.

▷피조개 무침: 피조개 10개 오이 고추 양파 양념 등 1. 오이당근 양파 고추를 썰어넣는다. 2.간장 다진마늘 식초 깨소금 등으로 양념을 만든다.3. 잘버무려 무친다. △피조개 초밥: 밥, 피조개 10개, 밥 배합초(식초 설탕 소금 레몬) 1. 배합초를 만든다 2.뜨거운 밥에 배합초를 넣어 잘 섞는다.3.피조개는 씻은 뒤 마른 수건으로 살짝 딱아낸다. 참고로 가공된 피조개는 씻을 필요없다. 4.한입 크기로 뭉친 초밥에 고추냉이와 피조개를 얻는다.

피조개 불고기
피조개 불고기

▷피조개 꼬치: 피조개 10개 피망(3개) 은행(20개) 양념재료(간장 후추 마늘 등) 1.양념물을 만든 뒤 30분 가량 숙성시킨다. 2.피조개 피망 은행을 꼬챙이에 끼운다. 3.완성된 꼬치를 양념물에 넣어 약불로 끓인 뒤 접시에 담아낸다.

▷피조개불고기: 피조개 20개 양파 피망 표교버섯 참기름 양념물 키위 1.양념물에 참기름과 키위를 넣어 30분 숙성시킨다. 2숙성된 양념물이 끓을 때 피조개를 넣어 살짝 익힌 뒤 곧바로 끄집어 낸다. 3.양파 피망 표교버섯 등 채소를 넣어 익힌다.4.익힌 피조개를 다시 넣어 요리한다 (너무오래 익히면 질기다) 이외에도 피조개 탕수육 등 다양한 요리가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경남신문 김석호 기자 shkim18@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