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하마스 땅굴 바닷물 '침수 작전' 시작

입력 2023-12-13 14:15:56 수정 2023-12-13 14:17:58

지하터널 총 길이 500㎞ 달해

지난 12월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난민촌에서 주민들이 생존자를 찾기 위해 콘크리트 건물 잔해를 부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쟁 발발 후 이날까지 주민 1만7천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 12월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난민촌에서 주민들이 생존자를 찾기 위해 콘크리트 건물 잔해를 부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쟁 발발 후 이날까지 주민 1만7천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소탕하고자 가자지구 지상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지하터널에 바닷물을 채우기 시작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미국 관리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파괴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바닷물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바닷물을 끌어오기 위해 지난달부터 총 7대의 펌프를 설치했고, 테스트를 거쳐 터널 침수 작전을 시작했다.

터널을 침수시켜 지하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와 대원, 인질이 지상으로 올라오게 하려는 계획이다. 지하터널은 총 길이가 50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역에 조성된 땅굴을 이용해 무기와 군수물자를 반입하거나 저장하고, 지도자들은 작전 본부를 차려 공격을 지휘한다고 보고 있다.

지하터널이 있는 상황에 하마스가 지하로 숨어들 경우 종전 후에도 장기간 지하에서 저항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지하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공습은 물론 액체 폭발물, 로봇, 개, 드론 등을 투입했지만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스라엘군이 터널 구조를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작전 성공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인도주의적 참사를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터널에 바닷물을 부을 경우 가자지구의 지하수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다량의 소금물로 인해 지하수와 기존의 정수시설이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이고 토양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하마스가 아직 137명의 인질을 억류하고 있어, 인질 가족들은 침수 작전을 반대하고 있다.

가족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한 면담에서 "터널이 침수되면 인질도 죽을 것"이라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