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 생산 32개월 만에 0%대…유통업계 가성비·값싼 제품만 판매 급증, 속 빈 강정
◆항공수요 급증, 미주·일본·중동은 팬데믹 이전 초과…중국 항공 수요는 아직 37% 수준
고물가 고금리로 극심한 내수부진이 장기화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유통업체의 매출이 급증하고 해외여행객마저 폭증하고 있어 조금은 혼란스럽다. 일부에서는 불황에 따른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하고 소비의 차별화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엇갈리는 듯한 소비시장의 현황을 분석해 본다.
실제로 고금리 고물가의 영향으로 서민·중산층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면서 서비스업 생산이 32개월 만에 0%대로 추락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살펴보면, 올해 10월 서비스업 생산(불변지수)은 전년 동월 대비 0.8% 증가하면서 증가 폭이 0%대에 머물렀다. 2021년 2월 -0.8% 이후 처음이다.
서비스업 생산의 둔화 추세는 매우 뚜렷하다. 지난해 3분기(7~9월) 8.5% 증가한 뒤 급속하게 하락하면서 올해 2분기(4~6월) 2.3%에 이어 3분기에는 1.9%로 추락했고, 10월에는 0%대로 내려앉았다.
산업별로 가장 크게 하락한 업종은 숙박·음식업이다. 7분기 만인 올해 2분기 -2.7%의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3분기에는 -4.7%로 더욱 감소폭이 확대 되었다. 엔데믹 이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던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생산도 10월에는 1.8% 증가에 그쳤다.
이같은 내수 부진은 고금리 고물가 탓으로 분석된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로 인해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데다 체감 물가마저 크게 올라 내수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고물가 현상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에 11월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펼친 유통업체들은 높은 매출 상승률을 달성했다. 신세계그룹은 11월 13~19일 진행한 그룹사 최대 할인 행사인 '2023 대한민국 쓱데이'에서 매출 1조7000억원을 달성했다. 2021년 쓱데이 행사보다 매출이 22% 증가했다.
11월 2~12일 '롯데 레드페스티벌'을 진행한 롯데그룹의 경우 롯데백화점 아웃도어 매출이 20%, 뷰티 상품군이 20% 늘어나는 등 일부 상품군의 매출이 증가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올해 들어 처음 시행한 그룹사 통합 할인행사 '패밀리 위크 기간(11월 10~26일)' 동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8%나 늘어났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 역시 11월 높은 매출 성장률을 나타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달 22일 시작한 할인 행사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 첫날 매출이 전년도 행사 첫날 대비 42%나 높았다고 밝혔다. 쿠팡도 지난달 8~11일 진행한 '로켓직구광군제' 행사를 통해 지난해보다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뜯어보면 '불황형 매출 증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과 할인 제품에 의존한 제한적 매출 증가인 탓에 유통업계의 부진 탈출 신호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 폭이 커서 정말 쌌거나 또는 이벤트용으로 준비한 특이한 상품들만 주로 팔렸던 것 같다"고 했다. 현장에선 롯데마트가 '가성비' 상품으로 준비한 반값 삼겹살과 킹크랩은 추가 물량까지 다 팔렸고, 신세계푸드가 기획한 2900원짜리 노브랜드 짜장버거도 6일간 5만 개가 팔려나가는 등 저가 상품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졌다.
항공업계는 다소 예외로 보인다.인천공항공사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올해 11월 국제선 여객 수는 535만538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월평균 여객 수 588만1504명의 91%에 달한다. 올해 1~11월 누적 여객 수는 5050만7311명으로 2019년의 78% 수준이었다.
특히 미주, 일본, 중동 노선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의 수요를 오히려 넘어섰다. 올해 1~11월 미주 516만명, 일본 1210만명, 중동 96만명으로, 2019년 여객 수 대비 각각 101%, 109%, 108%를 보였다.
다만, 중국 노선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올해 1~11월 여객 수가 462만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37% 수준에 머물렀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한국 단체 관광 재개 이후 중국 노선 이용객이 정상화되면 내년 중으로 여객 수요가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 쪽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반간첩법' 적용 등 규제 정책 강화로 인해 중국 여행에 대한 매력이 크게 떨어져 과거와 같은 성수기가 되돌아 오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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