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렬 현대미술연구소 대표
진화(evolution)의 사전적 의미는 좁은 의미에서 생물 진화의 경우 그리고 넓게는 천체와 항성의 진화에서부터 화성암과 지형의 진화 나아가 지질 구조의 진화 등 무기적 자연현상에 대한 용어로 사용한다. 또한 사회와 문화적 변화 과정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진화론의 입장에서 돌연변이는 우수한 형질을 갖는 새로운 진화가 일어나면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새로운 형질의 개체가 번성하게 된다고 한다. 진화의 속도는 급격하게 일어나는 것이 있는 반면 꾸준하게 천천히 진화하는 것도 있다.
진화과정에서 돌연변이는 문화예술을 통해서도 하나의 스타일을 갖지 않고 다양한 문화적 변화를 만들어 왔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이 당대에 영광을 누린 인물도 있었지만 타고난 능력과 노력으로 앞선 시대를 살았던 인물 중에는 고난 속에서 더 빛을 발한 영웅도 있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는 예측 불가능한 기적과도 같은 혹은 신비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한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천재가 돌연변이 취급을 받고 불행하게 살다간 사람은 어느 시대 나 있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생존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하다가 사후 시대가 변하면서 영웅이 되기도 한다. 정치가와 과학자 그리고 예술가 중에는 시대의 풍운아로 영광을 누리다 생을 마감한 사람도 있지만, 앞선 시대에 먼저 가있던 사람일수록 고독하게 사라진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현실을 벗어난 낯선 행동이 상식을 넘으면, 누군가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라며 돌연변이 보듯 한다. 이런 경우 왕따가 되기 쉽다. 그러나 남에게 특별히 피해를 주지 않는 경우에도 불구하고, 가족 구성원이나 학창시절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종종 엉뚱한 사람이 되고 있다면, '나는 진화를 꿈꾸는 돌연변이란 말인가'라고 자문해 봐야한다. 그리고 진지한 자아성찰로 자문자답의 과정을 통해 '나의 별'로 진화를 실천해 가야한다.
돌연변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사람 중에는 예술가들이 적지 않다. 시대와 문화에 따라 마녀 취급을 받기도 했었지만, 21세기 AI시대 '돌연변이'는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진화의 날개가 되기도 한다. 어쩌면 인공지능의 사회에서 탄생하는 인간의 몸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확장되고 있지만 개인의 정서는 보다 폐쇄적 공간에 갇힌 몸, 접촉이 아닌 접속을 통한 21세기의 몸으로 가상의 공간에서 만나는 돌연변이가 아닐 수 없다.
첨단 과학의 발전이 인간을 편리하게 하지만 동시에 고립시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시공간이 접히듯 빨라진 속도의 시대에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현대인의 몸은 돌연변이로 진화하는 하나의 집합체다. 변화를 감각하는 파편화된 몸으로 퇴화하는 익명적 존재, 가족의 해체와 개체적 존재로 살아가는 21세기 새로운 인간은 돌연변이를 품고 진화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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