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사우디 왕세자 방한 때는 본사 사옥에 대형 현수막 걸어...부산엑스포 유치 관련해서는 '침묵'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국내 대표 대기업 임원들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국내 4대 정유사 중 하나인 에쓰오일(S-OIL)만 부산 유치전을 외면하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국내 정유사와 다른 길을 것는 에스오일의 행보를 두도 경제계 안팎에서는 국익보다 대주주인 '사우디아람코'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이기 때문이다.
27일 정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는 지난해부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SK에너지는 고객과의 주요 접점인 주유소, 충전소 현장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활동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부착해 고객들이 관심을 가지고 공감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유치를 기원하는 차량부착용 스티커를 배포하고 부착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GS칼텍스도 엑스포 유치 홍보에 동참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주유소, 충전소에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제작해 게시했다. 엑스포 홍보 소책자를 배포하는 등 고객 대상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현대오일뱅크는 부산·경남 지역 직영주유소를 방문하는 고객에게 부산엑스포 홍보 자료를 제공하고, 자체 운영 SNS 채널을 활용해 유치 응원 영상을 선보였다.
엑스포는 월드컵·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불린다. 이번 2030 엑스포는 앞서 대전(1993년)과 여수(2012년)에서 개최한 '인정 엑스포'보다 규모가 큰 '등록 엑스포'다.
경제효과도 물론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가 추산한 월드엑스포 경제효과만 61조원 이상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29조원)과 비교해도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국내외 관람객은 3천480만명이 예상되고, 50만422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정유업계에서도 부산엑스포 유치 염원이 큰 상황. 그런데 유독 에쓰오일만 침묵하고 있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는 등 국내 행사에 힘을 보탰던 것과 대조적이다.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대표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국가적 차원의 큰 행사에 책임 있는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작으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후원을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에쓰오일이 엄연한 대한민국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에쓰오일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것은 물론 본사와 공장이 모두 한국에 있다.
결국 이번 부산엑스포 외면은 대주주가 외국계 기업이기 때문이라는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다. 세계엑스포 유치에서 부산과 가장 강력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 바로 에쓰오일 대주주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이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의 대주주는 지분 60% 이상을 가지고 있는 사우디라아비아의 아람코다. 아람코는 사우디의 국영기업이다. 에쓰오일의 대표 역시 사우디인이다. 한국인 임원으로는 안종범 마케팅총괄 사장 등이 있다.
지난 2019년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총리) 방한 때에는 에쓰오일 본사 사옥에 사진을 포함한 대형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그만큼 사우디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에쓰오일 관계자는 '에쓰오일이 외국계 기업이냐'는 질문에 "대주주가 외국계다. 한국에 생산 거점과 직원이 다 있다"고 답했다. 이어 '4대 정유사로 불리는 기업들이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에 동참하는데, 에쓰오일은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올리고도 대주주의 눈치를 보며 국익을 저버리는 모습은 국민 정서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며 "대통령도 앞장서서 유치전에 뛰어들었는데 국내 대표 기업들 가운데 에쓰오일만 다른 행보를 하는 것이 유독 눈에 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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