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살인·시신유기' 정유정, 오늘 1심 선고…검찰은 사형 구형

입력 2023-11-24 07:02:03

과외 앱 통해 만난 또래 20대 여성 살해
유족 "법정 최고형의 엄벌 내려달라"

정유정은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연합뉴스
정유정은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연합뉴스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해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의 1심 선고가 24일 나온다.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태업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부산지법 351호 법정에서 정유정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정씨는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바로 뒤에 열린 공판에서 '계획범죄'임을 인정했다.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40분쯤 부산 금정구에 있는 20대 여성 A씨의 집에서 흉기로 A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한 뒤 여행용 가방에 담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 낙동강 인근 숲속에 시신 일부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정은 A씨가 실종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서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낙동강변에 시신을 유기했는데,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살인 행적이 드러났다.

검찰은 "피고인은 분노 해소의 수단으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계획 살해하고 중학생을 가장해 범행 도구도 미리 준비했다"며 "피해자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해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고 사형을 구형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거짓말을 반복해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며 "교화의 가능성이 없어 사회에서 영원한 격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과외 앱을 통해 54명에게 접근한 정유정은 A씨를 알게 됐던 과외 앱에서 A씨 외에 다른 2명에게 추가로 접근해 만나려 했던 사실도 검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검찰이 공개한 유족 탄원서에는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종을 울릴 수 있게 법정 최고형의 엄벌을 내려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하고 10년간의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을 청구했다.

정유정은 불우한 가정환경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유정은 "중국어와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준법정신으로 살도록 저 자신을 돌아보며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며 "교화돼 새 사람으로 살아갈 기회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