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인구충격]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 "자동 육아휴직제"…남성 육아휴직 할당 필요성도

입력 2023-11-21 11:34:42 수정 2023-11-21 14:48:26

아이슬란드, 육아휴직 '아빠 엄마 쿼터' 도입으로 남성 휴직자 비율 높여

지난 6월 15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지난 6월 15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 베이비&키즈 페어'를 찾은 방문객들이 다양한 유아 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출산·양육 부담을 줄이려면 육아휴직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위)는 출산휴가가 끝나면 상사 승인을 거치는 별도의 절차 없이 곧바로 1년 간 육아휴직할 수 있는 '자동 육아휴직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저출산위는 올 2분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합계출산율(0.7명)을 반등시키려면 근로자에게 자동으로 육아휴직을 부여하되, 경제적 이유 등으로 당장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운 이들에게만 예외로 '미사용 신청서'를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경우 기업 등이 가임기 여성 근로자 채용을 꺼리거나 여성 구직자를 차별하지 않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진국 사례처럼 육아휴직을 남녀 모두 쓰도록 해 '출산한 직원이라면 당연한 것'으로 자리잡게 하자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육아휴직을 여전히 모성의 전유물이라 인식하는 한국에서는 지난 2021년 OECD가 조사한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 비중이 20%대에 불과했다.

이렇다 보니 남성 육아휴직은 '눈 밖에 날 일', 여성 육아휴직은 '여자는 회사에 도움이 안 된다'는 부정적 인식만 강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달리 육아휴직 남성 할당제를 시행하는 스웨덴·아이슬란드·포르투갈·노르웨이 등은 남성 육아휴직자 비중이 40%를 웃돈다. 룩셈부르크는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53%에 달했다.

스웨덴은 육아휴직 이용자가 대부분 여성인 점을 개선하고자 480일의 '육아휴직 부모 할당제'를 도입했다. 출산한 부부가 서로에게 양도할 수 있는 150일(총 300일)과 각자 반드시 이용하는 90일(총 180일)의 육아휴직을 모두 사용토록 했다.

아이슬란드는 2000년대 초 '아빠 엄마 쿼터'를 도입해 3%에 불과했던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을 45%까지 끌어올렸다.

OECD는 "남성들이 양도할 수 없는 육아휴직 권리를 부여받는다면 육아휴직이 현저히 늘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다자녀 가정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9월 대구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에서 열린 '아이가족 러브도시 대구만들기' 저출생 극복 정책토론회에서는 ▷다자녀 가정 현금 지원 ▷육아친화마을 도입 및 공공보육시설 정비 ▷다자녀와 함께 이용해야만 하는 지원책 대신 다자녀 양육 사실만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책 등의 주문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