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의 왕따 놀림 못 견뎌" 40대 가장 극단선택

입력 2023-11-17 08:48:45

경찰 자료사진. 연합뉴스
경찰 자료사진. 연합뉴스

여수국가산업단지의 한 제조업체를 다니던 가장이 직장 동료들로부터 괴롭힘을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 측이 남성의 직장 동료를 모욕죄로 고소하면서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제조업체 근로자 A씨가 지난 10월 28일 여수시 2청사 인근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A씨의 극단적 선택이 직장 내 괴롭힘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를 괴롭힌 직장동료 B씨를 모욕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2015년 12월부터 제조업체 C사에 파견돼 근무하다가 1년 전부터 직장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

A씨가 직장동료들 사이에서 근무평가와 자격증 보유 등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 대상에 먼저 포함됐는데, 이때 동료들이 시기와 질투를 했다는 게 유족의 주장이다. 따돌림은 지난 9월부터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유족 측은 증거로 녹취록과 동료들의 진술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내와 두 자녀를 둔 가장 A씨는 평소 힘들다는 말을 여러 차례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병원에서도 고혈압과 급성스트레스 진단을 받고 약도 처방받았다.

유족 측은 회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데도 불만을 드러냈다. 회사가 A씨의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몇 차례 상담만 진행했고 가해자들과 분리 조치 등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A씨가 정식으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신고한 게 아니었다. 회사에서도 A씨가 사망한 뒤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족들이 면담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해 외부 노무사를 선임했다. 직원들을 상대로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여수노동청과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