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방문객 '대가야의 향기와 록의 향연에 빠지다'

입력 2023-11-05 15:40:25 수정 2023-11-05 19:08:10

고령 락 페스티벌·대가야왕릉길걷기…세계유산 도시 고령군 가을 수놓아

고령군 대가야왕릉길걷기 참가자들이 스타트 라인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고령군 제공
고령군 대가야왕릉길걷기 참가자들이 스타트 라인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고령군 제공
고령군 대가야왕릉길걷기대회 참가자들이 한 고분 옆을 지나고 있다. 고령군 제공
고령군 대가야왕릉길걷기대회 참가자들이 한 고분 옆을 지나고 있다. 고령군 제공

한낮의 더위에도 그들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었고, 차가운 가을비는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세계문화유산 지산동고분군을 찾은 방문객의 기다란 발걸음, 강렬한 비트 록의 열기가 깊어가는 세계유산 도시 고령의 가을을 수놓았다.

지난 4일 오후 경북 고령군이 낙동강 은행나무숲에서 개최한 '2023 고령 락 페스티벌'에 3천여 명이 참가해 노랗게 물든 가을 정취와 락 음악의 진수를 만끽했다. 참가자는 대구 등 외지 방문객이 다수였다.

먼저 록밴드 '오빠딸'과 '하즈'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곧이어 '레이지본'과 '노브레인'이 무대와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한껏 달아오른 페스티벌은 최고의 여성 로커로 평가받는 서문탁이 무대에 오르면서 정점으로 치달았다.

특히 페스티벌 도중 차가운 가을비가 쏟아졌지만 분위기가 식기는 커녕 로커와 관객이 내뿜는 열기는 오히려 더 뜨거워졌다. 한번 자리에서 일어난 관객들은 이후 끝날 때까지 뛰고 소리치며 열기를 발산했다.

또 첫 무대부터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로커와 관객은 같이 율동하고 합창하면서 하나가 되었고, 이남철 고령군수도 피날레 앙코르까지 율동하며 관객들과 어울렸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서 온 신일수 씨는 "사실 고령에서 락 페스티벌을 한다기에 큰 기대 없이 낙동강 은행나무숲이나 보자며 가족들과 왔는데, 뜨거운 열기와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마지막까지 소리를 질렀다. 올해 내가 경험한 최고의 무대이고 멋진 장소였다"고 했다.

고령 락 페스티벌 관객들이 비가 오는 가운데 열기를 발산하고 있다. 고령군 제공
고령 락 페스티벌 관객들이 비가 오는 가운데 열기를 발산하고 있다. 고령군 제공
이남철 고령군수(오른쪽)가 고령 락 페스티벌에서 율동을 하고 있다. 고령군 제공
이남철 고령군수(오른쪽)가 고령 락 페스티벌에서 율동을 하고 있다. 고령군 제공

같은 날 오전 열린 '제11회 대가야왕릉길 걷기대회'에는 주민과 방문객 등 1천여명이 참가해 1천500여년 전 위풍당당했던 대가야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 보고, 형형색색 물들어가는 지산동고분군의 가을을 즐겼다.

특히 고령군민들에게는 그동안의 왕릉길 걷기는 지산동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기 위해 열렸던 반면, 올해는 지난 9월 세계유산에 등재된 기념으로 열려 특별하게 다가갔다.

한 대가야읍민은 "지산동고분군이 세계유산이 되어 그런지 지난해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워 보인다"면서, "(세계유산 지산동고분군이) 지역발전의 지렛대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왕릉길걷기 각 구간에는 보물찾기존과 포토존을 운영해 걷는 재미를 더했다. 참가자들에게는 막걸리·어묵·두부김치 등 먹거리와 TV·노트북·생활가전 등 푸짐한 경품이 주어졌다.

이남철 군수는 "세계유산 대가야고분군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역발전의 마중물이 되도록 주변정비·개발 등과 관련 컨텐츠를 마련하고, 락 페스티벌 같은 젊은이들이 원하는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구축해 젊은 세대가 찾고 정착하는 '젊은 고령 힘있는 고령'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