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때리고 목 조르고…장애아동 수차례 폭행한 언어센터 강사

입력 2023-11-04 18:13:20

피해 부모 "강사 처벌해달라" 고소장 접수…경찰 수사 중

경찰 관련 자료 이미지. 매일신문 DB
경찰 관련 자료 이미지. 매일신문 DB

경기 시흥의 한 언어치료센터에서 강사가 장애아동을 여러 차례 폭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3일 "아동학대 혐의로 30대 센터 강사 A씨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시흥시의 한 언어치료센터에 근무하며 지난 8~10월 B(7)군의 언어치료 수업을 진행했다.

B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판정을 받은 아동으로, 일상적인 대화가 힘든 상태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B군은 지난 2년간 해당 센터에서 별문제 없이 교육받아왔으나 담당 강사가 A씨로 바뀐 후 상황이 달라졌다고 한다.

B군의 어머니 C씨는 "그간 센터에 가는 것을 거부한 적 없던 아이가 3회차 수업이 지날 때부터 가기 싫다는 반응을 계속 보였다"며 "수업을 마치고 나온 아이의 뺨이 붉게 물들어 있거나 귀 뒤에 긁힌 상처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지난달 초 C씨는 수업을 마친 아이의 얼굴에 손자국이 찍혀있는 것을 발견하고 센터 측에 항의했다.

당시 A씨는 "수업 중 시계에 긁혀서 자국이 난 것 같다"며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이튿날 C씨가 센터에 폐쇄회로(CC)TV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자 A씨는 그제야 '폭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경찰을 통해 CCTV를 확인한 결과, A씨는 첫 두차례 수업을 제외한 모든 수업에서 B군의 목을 조르거나 밀치는 등 폭행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손으로 뺨을 때리거나 얼굴을 발로 차는 등의 심한 폭행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센터 측의 미온적 대응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C씨는 "처음에 센터에 CCTV를 보여달라고 하니 원장 등이 직접적으로 때리는 모습이 없는 부분을 보여주며 '우리도 열 번을 돌려봤는데 폭행은 보지 못했다'고 둘러댔다"며 "그러나 나중에 경찰을 통해 CCTV를 확인하니 폭행이 수도 없이, 너무 명확하게 찍혀 있었다. 알고도 모른 척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센터 측 관계자는 "그간 CCTV 열람 기능을 켜 본 적이 없었는데 어머니의 항의를 듣고 지목한 날짜의 시간대를 부랴부랴 찾아 다른 선생님들과 6명이서 함께 확인했다"며 "그런데 그 부분에는 폭행과 관련한 장면이 없어 어머니께도 그렇게 설명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교육기관에서 발생한 사건임을 고려해 수사 주체를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청으로 이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