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인재교육, 경산은 생산…π밸리 프로젝트 기획은 '반도체 산업硏'

입력 2023-09-26 17:43:34 수정 2023-09-26 20:33:08

달성·포항·구미·경주 산업 연계…실증 위한 파운드리 설립 계획

2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시스템 반도체 – 파이 밸리 프로젝트'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시스템 반도체 관련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시스템 반도체 – 파이 밸리 프로젝트'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시스템 반도체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파이밸리프로젝트 중점지구 및 주요권역 지형도
파이밸리프로젝트 중점지구 및 주요권역 지형도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파이(π)밸리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2026년 기준 85조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래모빌리티 분야 차세대 반도체 기술 선점에 방점을 찍었다. 인재양성, 기업유치 등 우선 추진 사업이 제시됐다. 26일 개최된 파이밸리프로젝트 포럼에 참석한 산·학·연·관 관계자들은 사업의 성공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 반도체산업연구원 설립과 인재양성 '산업 생태계' 조성

'국립 반도체 산업연구원'(가칭)은 사업화 중심의 기획을 담당하는 기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원 산하에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팹리스'와 '디자인 하우스'를 운영하고 실증을 위한 파운드리(반도체 공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력 양성 및 관리단, 상용화 추진단을 구성하고 효율성을 끌어올릴 클라우드컴퓨팅센터(CCSC)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수도권 반도체 산업지구와 다른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한다. 수요 기반의 다품종 소량생산의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화합물 반도체를 집중 개발한다. 미래모빌티리와 통신, 로봇, 항공우주,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분야에 필수적인 차세대 반도체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구경북은 산업 발전의 중추가 될 인재양성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민의 힘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 갑)은 이날 포럼에서 "1973년 전자공학계열 특성화대학으로 지정된 경북대 졸업생들이 대구의 큰 자산이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이끌었던 시니어가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다. 고향이자 가족이 있는 대구로 모셔올 수 있고 이들이 실무형 인재를 키우는 교육 체계를 확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대를 졸업하고 30년 이상 반도체 업계에 종사한 변정우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금 대구경북이 시스템 반도체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1980년대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던 삼성전자가 떠오른다"면서 "불모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이 탄생했다. 열정을 가진 이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난관을 이겨내 인재가 모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시니어 전문가들이 주축이 되는 '반도체 스쿨'에 경력 20년 이상 인력을 2024년까지 50명 영입하고, 이듬해 200명까지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2030년에는 3천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반도체 기업이 2028년 2곳, 2033년 10곳 탄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국토균형 발전을 위한 시스템 반도체 경제권 형성

파이밸리 프로젝트는 각 지구별 중점 사업을 설정하고 이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중점지구'에 속하는 경북대지구는 디자인하우스를 중심으로 교육훈련, 개발 및 실증을 추진한다. 청년창업을 장려하고 데이터 센터를 함께 운영한다. 경산지구의 경우 파운드리를 설립, 반도체를 생산한다. 또 교육훈련을 병행하고 모빌리티 시범도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대구 수성지구는 교육·주거·문화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재가 정착할 수 있는 정주여건을 마련하고 달성지구는 특화 산업인 로봇·자동차부품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범위를 넓힌 '주요권역'을 살펴보면 ▷구미권역 반도체 소재 및 장비 ▷포항권역 해양산업, 2차전지, 국방, 포항가속기 연구소 ▷경주(영천)권역 미래차 부품, 원자력 산업, 에너지, 양성자가속기 ▷울산권역 미래모빌리티, 선박, 국방, 2차전지 ▷칠곡·성주권역 드론 및 운송수단, 스마트팜 ▷부산권역 전력용 반도체 등 각 지역의 주력 산업이 시스템 반도체 산업과 연계가 가능하다.

각 지자체는 환영의 뜻을 전했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이날 포럼에서 "부지 제고에뿐 아니라 파이밸리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아낌없이 다 하겠다. 반도체 산업이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는 자동차 부품 기업이 가장 많은 도시인데, 주로 내연기관에 집중하다 보니 미래모빌리티 전환으로 위기를 맞은 기업이 적지 않다. 모빌리티를 위한 반도체 산업 전환에 참여해 함께 발전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또 김남일 포항 부시장도 "포항도 참여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파이밸리 프로젝트 기획을 총괄한 양금희 의원은 "대구경북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산업의 기반이 마련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으로 시작했다. 모두가 같은 간절함으로 함께한다면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